올 들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상장사 보유지분의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주식 거부(巨富)가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전날 종가 기준으로 1,746개 상장사의 대주주 및 친인척 3,759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를 평가한 결과 평가액이 1조원을 넘는 주식 거부는 모두 1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1월2일 종가 기준) 8명에 비해 9명이나 늘어난 결과다. 또한 상장사 보유지분의 가치가 1,000억원 이상인 사람도 사상 최대 규모인 179명으로 나타나는 등 증시 활황으로 주식 부자들이 넘쳐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최대의 주식 거부는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의 보유지분 가치는 4조229억원으로 유일하게 4조원대에 진입했다. 2위는 정 의원의 친형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3조2,839억원을 기록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2조2,828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롯데가 형제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각각 1조9,941억원과 1조9,296억원으로 나란히 4위, 5위를 점유했다. 시장 주도주 변화에 따른 순위 부침도 흥미로웠다. 정 의원은 연초 1조304억원의 평가액으로 전체 8위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현대중공업 주가가 285%가량 상승한 데 힘입어 당시 1위였던 정 현대차그룹 회장(2조777억원)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올 들어 증가한 평가액만 3조원대에 달했다. 연초 3위였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조8,114억원)은 막내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6위(1조7,103억원)로 내려앉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1조5,744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조4,736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1조4,410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1조1,638억원) 등도 새롭게 1조원대 주식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허용도 태웅 대표이사(8,627억원)와 이해진 NHN 공동대표(7,030억원),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5,841억원) 등이 평가액 5,000억원을 넘기며 상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