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내시경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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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아픈 대장내시경은 옛 말
40대 이후 3년마다 검사를안정제 사용 잠깐 눈 붙이면 끝검사하면서 간단한 치료도 OK가족력 있는 50대는 매년 검사를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평소 육식을 즐기는 회사원 한모(45)씨는 예전에 없던 변비가 생겼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차도가 없자 한씨는 약국과 한의원을 찾아 약물과 침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변비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설사증상까지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대장내시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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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료들이 대장내시경을 한 번 받아보라고 권유해 마지못해 병원을 찾았다. 한씨의 병명은 조기 대장암. 단순한 변비와 설사증상인줄 알았는데 암이라는 얘기를 들은 한씨는 충격에 빠졌지만 다행히 내시경으로 암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을 회복했다.
한씨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대장내시경을 꼭 받아보라”고 권유하는 ‘대장내시경 전도사’가 됐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 발생이 크게 늘고 있지만 대장내시경을 꾸준히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이 최근 40~60대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유무를 설문조사한 결과 대장내시경을 받아봤다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50대와 60대의 경우도 30%와 3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률이 90%에 이르는 만큼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경우 최소 3년에 한번은 대장내시경을 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대장내시경은 아프다’는 편견 버려야= 이처럼 대장내시경을 받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것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검사방법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항병원이 검사를 받지 않은 응답자 454명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66%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했다. ‘장을 비우는 것이 불편해서’ ‘검사가 아프거나 무서워서’라는 응답자도 적잖았다.
대장내시경을 한 번 받은 사람은 앞으로도 꾸준히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초진 내시경환자 비율은 줄고 있다. 대항병원이 2004~2008년 5년간 내시경검사자 7만5,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재검환자 비율은 연간 21%에서 34%로 높아진 반면 처음 내시경을 받는 환자 비율은 79%에서 66%로 줄었다.
전문의들은 최근 내시경 기술이 발달해 대장내시경이 아프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검사 전 장을 비우기 위해 수 ℓ의 약을 먹었지만 최근에서 90㎖ 정도의 장 세척제만 먹으면 된다. 또 항문을 통해 내시경이 들어가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까봐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수면내시경 검사를 많이 한다.
대장 수면내시경 검사는 마취제나 진통제가 아닌 안정제를 사용한다. 호흡속도를 늦춰 잠을 잘 때와 비슷한 상황이 되어 잠깐 잠든 사이에 검사가 끝난다.
대항병원 대장내시경센터 육의곤 박사는 “대장암 환자는 암 발생률 1위인 위암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며 “50대부터 대장암 발병이 급증하기 때문에 10년 앞선 40대부터 최소 3년마다 내시경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선한 고려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도 “대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탄력성ㆍ확장성이 좋아 암의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며 “대장암은 경미한 하복부 통증, 변비ㆍ설사 등 일반적인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나므로 정기적인 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내시경 검사ㆍ수술 동시에= 대장내시경의 경우 검사를 통해 증상을 확인함과 동시에 간단한 치료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대장 점막조직이 돌출된 대장용종의 경우 내시경을 통해 올가미를 집어넣어 용종의 밑 부분을 잡아 조인 뒤 전기를 통과시켜 잘라(용종제거술)낸다.
용종의 크기가 2㎝ 이상으로 크거나 용종이 조기 대장암으로 악화됐다면 점막 밑에 약물을 주입, 점막과 근육층을 분리시킨 뒤 점막 하층을 부풀리고 내시경을 통해 삽입한 메스로 암 주변의 점막을 잘라(내시경점막하박리법ㆍESD)낸다. 대장암을 1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대장암 발생 부위를 확실하게 구별해내는 고화질 첨단 내시경인 ‘협대역 영상내시경(NBI)’이 도입돼 정확도를 높여주고 있다. 이 내시경은 광원에서 나오는 빛 중 병변 관찰에 최적화된 파장(초록ㆍ파랑)만을 통과시켜 대장암 발생 부위 구별을 보다 쉽게 해준다.
◇검사 2~3일 전부터 자극적 음식 피해야= 만약 가족 중에 대장암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50대 이후에는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재발 가능성에 대비해 수술 후 3년간은 자주 받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을 받기 전에는 최소 6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 검사 전 장 세척액과 물을 마셔 장을 깨끗이 비워줘야 하며 검사받기 2~3일 전부터 강한 색소가 들어갔거나 고춧가루가 많이 든 음식, 작은 씨가 있는 과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혈압ㆍ심장약을 먹고 있다면 검사 당일 아침 일찍 먹도록 한다. 당뇨환자의 경우 당뇨약과 인슐린은 검사를 마치고 식사한 뒤에 먹어야 한다. 수면 내시경을 한 직후에는 운전하지 않는 게 좋다.
(도움말=최재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동수 한양대 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
1) 40세 이상 성인 남녀는 3년에 한번씩
2) 원인불명의 만성 설사가 있을 때
3) 항문 출혈이 있거나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길 때
4) 지속적인 아랫배 통증ㆍ불편한 느낌이 있을 때
5) 대장암이나 용종에 대한 가족력 있는 경우
6) 가족 중 유전성 대장암이 있는 경우
7) 대변검사에서 잠혈반응(대변 속에 피가 섞여 나옴)이 양성인 경우
8) 대장암 수술 뒤 3년간은 자주 검사받아 재발 여부를 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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