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청와대에서 열린‘중소기업 금융지원체제 개편방안’ 회의에 참석한 윤증현(왼쪽)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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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금융지원 개편안’은 정부 지원으로 근근이 연명한 기업은 퇴출시키고 건실하게 성장한 기업은 정부 지원 대신 은행 대출 등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우선 기관별로 무차별하게 제공된 신용보증이 기업 특성별로 나눠 지원된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지난해 15.2%에 불과했던 기술평가 보증이 단계적으로 확대, 오는 2009년께는 60%까지 크게 늘어난다. 또 신보는 일반보증에 집중하되 그간 0.1%에 불과했던 창업기업 보증비율을 2009년까지 10%대로 늘린다.
금융기관 신용대출 가운데 보증기관이 ‘빚보증’을 서준 부분보증비율도 대폭 축소된다. 중소기업이 금융권의 심사기준을 충족하고 부채를 감당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당장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 신용도가 BBB등급 이상인 기업은 부분보증비율이 현행 85%에서 내년 80%, 2008년 75%선으로 축소된다. 이로써 은행에서 100만원을 차입하려면 25만원은 보증 없이 순수한 신용대출이나 담보를 제공하고 빌려야 한다.
오랫동안 신용보증에만 기댄 기업은 지원이 대거 줄어든다. 정부는 5년 이상 신용보증을 이용한 기업은 1% 내외의 가산보증료를 물고 10년 넘도록 이용한 기업은 매년 부분보증비율을 5%포인트씩, 최대 25%포인트까지 감축하도록 했다. 또 신용보증액이 커져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15억원 이상 신용보증을 받게 되면 0.5% 이내의 가산보증료를 추가로 부과할 방침이다. 또 신용보증 지원을 골고루 제공하기 위해 기업당 최고 보증한도도 현행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축소된다.
정부는 그러나 창업기업이나 혁신형 중소기업 등에 대해서는 현행 보증지원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들 기업에는 보증료를 0.3%포인트 가량 낮춰주는 한편 부분보증비율은 현행 85%가 유지된다.
만성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보증기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매년 금융기관이 신보ㆍ기보에 주는 금액을 현재 기업대출금의 0.3%에서 내년부터 0.4%로 올리기로 했다. 중소기업들이 내는 보증수수료도 현행 0.5~2.0%에서 단계적으로 0.5~3.0%까지, 2007년에는 평균보증수수료율도 1.0%에서 1.5%로 인상된다. 또 기업 22%, 금융기관 29%, 정부 49%로 부담하는 보증재원 분담비율도 2009년까지 기업 30%, 금융기관 40%, 정부 30%선으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