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자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기업 자금난과 소비ㆍ투자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정부가 통화량 확대를 통해 경기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통화유통속도(국내총생산/M2)가 지난 97년 4ㆍ4분기 0.63에서 올 2ㆍ4분기 0.31로 떨어져 자금흐름이 정체되고 있으며 11∼12월 도래하는 13조원의 회사채 중 8조원이 차환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의는 이에 따라 경기진작을 위해 최근 총통화유통속도의 하락률이 14%(97년∼올 1ㆍ4분기 평균)인 점을 감안, 총통화증가율을 현재의 12.4%에서 20%까지 점차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정자금의 신속한 집행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적정수준의 통화공급 확대 등 적극적인 경기회복책을 통해 자금이 은행권 밖으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화공급 확대를 통해 인플레 심리가 야기되면 소비가 늘어나고 실질금리 하락에 따른 기업수지가 개선돼 경기회복이 촉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정지출ㆍ재정집행 실적도 연간계획 대비 75% 수준으로 정부가 지출의 조기집행을 독려한 데 비해서는 부진한 상황이라는 게 상의의 진단이다.
상의는 이와 함께 올해 네 차례나 콜금리가 인하됐지만 기업대출이 확대되지 않고 자금이 금융권 내에만 머무르는 단기부동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콜금리 인하만으로는 기업으로의 자금대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손영기 상의 경제정책팀 조사역(박사)은 "미국의 폴 크루그만 교수가 장기경제침체와 유동성 함정에 빠진 일본 경제에 대해 지속적 통화공급의 확대를 제언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량 증가를 통한 경기진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