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약세가 촉발된 지난 2002년초부터 지금까지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우리나라 원화의 환율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몇달새 원화환율 하락폭이 여타 통화에 비해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투기세력의 공격징후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무역적자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2002년 2월부터 글로벌 달러약세가 촉발됐으며 이 과정에서 각국 통화가 일제히 절상됐다.
일본 엔화의 경우 2001년말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131.64엔(뉴욕시장 오후 4시50분기준)에서 올해 3월11일 현재는 104.00엔으로 3년2개월여 기간에 절상률이 26.5%를 나타냈다.
싱가포르 달러의 환율은 2001년말 1.8460달러에서 이달 11일에는 1.6212달러로13.8% 절상됐다.
대만달러(NT) 환율은 같은 기간 35.00달러에서 30.82달러로 하락, 13.6%의 절상률을 보였으며 태국 바트 환율도 44.12바트에서 38.31바트로 15.1% 절상됐다.
이에 비해 원화환율은 2001년말 1천313.5원에서 이달 11일에는 1천.3원까지 급락, 무려 31.3%의 절상률을 기록,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절상폭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들어서는 일본 엔화가 작년말 대비 1.38% 절하된데 반해 원화는 3.48%절상되는 등 두 화폐의 환율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또 올들어 싱가포르 달러는 0.67%, 대만 달러 2.82%, 태국 바트 1.57% 등의 절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도 원화의 절상속도는 올들어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외환 당국은 외환시장의 정상적인 수급으로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투기세력의 공격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04년 한해 원화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2003년중 여타 통화의 환율이 급락할 때 상대적으로 원화환율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데 따른 조정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최근의 흐름은 이러한 조정단계를 훨씬 넘어서 환율하락의 정도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장에 투기세력의 준동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