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2% 유지

유럽중앙은행(ECB)은 3일 기준금리를 현행2%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지난 2003년 6월부터 2%로 유지해 온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중앙은행 예금금리와 한계대출 금리도 각각 1%와 3%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CB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4.0%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이다. ECB는 29개월째 금리를 동결해오고 있으나 FRB는 지난 2004년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이번까지 12차례나 연속으로 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1년 6월 이후 4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가함에따라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인플레 위험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플레에 대한 "강력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 대해 "아직은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CB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이미 시장이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ECB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고 있어 빠르면 다음 달이나 내년 초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달 유로랜드(유로화 가입 12개국)의 물가 상승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인플레 통제가 어려워질 경우 ECB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유로랜드의 경제 상황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제조업부문은 약간 후퇴했지만 고용사정은 개선됐고 소비자 신뢰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압력은 상당히 약화됐다. 반면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플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로화는 이날 ECB의 금리 동결 조치로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 가치는 전날 유로당 1.2019달러에서 이날 1.2014달러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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