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수출효자 상품 떠오른다

전기차 배터리·아라미드 섬유·LED TV…


LG화학은 지난 1월 세계 첫 전기자동차 GM 시보레 볼트에 사용될 배터리 단독 공급자로 선정됐다. PEVEㆍMBIㆍ산요 등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LG화학의 카드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이 배터리는 일본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안정성 문제 등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아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LG화학은 남들이 하지 않는 어려운 길을 택해 성공을 이뤄냈다. 현대ㆍ기아차의 차세대 전략 차종인 하이브리드차에도 이 배터리가 탑재된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에서 오는 2012년에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GM과 현대차에 리튬폴리머이온 배터리 공급을 확정한 LG화학은 이와 관련, 2조원대 매출을 예약해놓았다. 또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이 분야를 미래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고기능성 미래형 소재도 각광을 받고 있다. 코오롱은 국내 최초로 첨단소재인 아라미드 섬유 ‘헤아크로’의 상용화에 성공, 글로벌 첨단소재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미 공장에 연간 생산 2,000톤 규모의 설비를 갖춘 데 이어 세계적 수요 증가에 따라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아라미드 섬유는 코오롱을 비롯해 미국 듀폰의 ‘케블라’, 일본 데이진의 ‘트와론’ 등 3개사만이 독점 생산하는 기술집약적 첨단소재. 이 소재는 강철보다 5배가 넘는 고강도에다 섭씨 500도에서도 연소되지 않는 내열성을 갖춰 광케이블 보강재와 방탄ㆍ방호용 소재, 자동차 브레이크패드, 우주항공 분야에 사용되는 차세대 전략 상품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만든 LED TV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이는 ‘빛을 내는 반도체’ LED를 기존 냉음극형광램프(CCFL) 대신 LCD TV의 광원으로 사용, 명암비와 두께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TV다. 두께가 손가락 한마디 굵기에 불과한 29㎜ 수준이며 무게도 40인치 기준 14㎏까지 가벼워 액자처럼 쉽게 벽에 걸 수 있다. 친환경성도 강화돼 전력소비도 기존 LCD TV보다 40% 이상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LED TV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키우겠다”며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올리겠다”고 자신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의료기기 역시 세계 정상을 꿈꾼다. 연간 2조원이 넘는 국내 의료장비 시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기업이 점령했다. 그러나 국내 의료장비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들은 필립스ㆍGEㆍ지멘스ㆍ도시바 등과 같은 글로벌 공룡들과의 대결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전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시장 X선 촬영장비 분야에서 70%를 점유하고 있는 리스템은 필름 없이 실시간으로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차세대 의료장비인 디지털X선 촬영장치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당 가격이 1억~3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이미 일본에 3,00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미국ㆍ유럽시장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영상진단기 개발에 성공한 메디슨은 2010년 초음파진단기 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올해 매출이 1,800억원으로 이중 90%가 해외 수출이다. 김병유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기존 산업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은 국가 차원의 미래 과제”라며 “이들은 차세대 수출전략 효자상품으로 향후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주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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