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사모투자펀드(PEF)가 덩치는 커졌지만 인수합병(M&A) 등 질적 성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PEF 도입 10년간의 변화 및 평가'에 따르면 국내 등록 PEF는 출범 초인 지난 2004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우리은행이 내놓은 2개에서 지난해 말 277개로 늘었다. 투자약정액도 4,000억원에서 51조2,000억원으로 128배 증가했다.
금감원은 2010년을 전후로 PEF 수가 급증하고 투자규모가 확대돼 무한책임을 지는 '운용자(GP)'가 차별화하고 있어 PEF 시장이 성장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PEF 운용자는 2008년 48개에서 2011년 124개, 지난해 말 162개로 팽창하며 MBK파트너스·보고인베스트먼트 등 스타 PEF그룹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들 PEF는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690개 기업에 총 46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PEF가 최대주주로 기업경영에 적극적 역할을 맡는 '전략적 투자'보다는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을 감독하는 수준의 '재무적 투자'에 집중하는 한계를 보였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PEF의 전략적 투자는 177개 기업에 그쳐 25.7%의 비중을 기록했다. 또 매년 국내 기업에 투자한 비중이 80~90% 이상에 달해 해외투자 실적은 저조했다.
김경영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 PEF팀장은 "전문인력 부족과 고위험 장기투자에 익숙지 않아 국내 PEF가 기업 경영권 인수나 구조조정에 미친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PEF 제도 개편안을 이른 시일 내 입법화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