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4월 26일] 리모델링 활성화로 녹색성장 실천을

지난 2008년 정부는 주요 정책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탄소줄이기 운동'이나 각종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저탄소 절감 계획 등을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녹색성장론은 대부분 신축이나 재건축 사업의 건설활동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한 아파트가 300만가구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는 데 신규주택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기존주택과 건물에도 리모델링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일본 및 유럽 선진국들은 친환경 성장을 위해 이미 리모델링 사업을 21세기 유망한 신 건설시장으로 보고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건설 가운데 약 30~60% 정도를 리모델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도 한다. 리모델링을 원하는 마음은 아파트 입주민들 쪽이 더 간절하다. 소득수준 증가에 따른 삶의 질 향상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 노후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비좁은 주차공간과 오래된 배관에서 흐르는 녹물의 불만, 지진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거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신축ㆍ재건축만 고집한다면 자원낭비와 고갈, 건축폐기물, 온실가스 증가 등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그에 반해 리모델링은 쓸데없는 자원낭비를 줄인다는 점에서 훨씬 녹색성장 지향적인 건설 활동이다. 리모델링을 통해서라면 신축 비용보다 30~40% 저렴한 가격으로 단열 및 첨단설비 에너지절감 등을 이뤄낼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로 녹색성장을 실천하고 공간의 재활용·재사용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에 기여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리모델링을 통한 공동주택 유지ㆍ보수ㆍ관리를 충실히 한다면 최근 정부가 주장하는 공동주택 수명 연장과 재생 산업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적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량 조절 등 성공적인 녹색성장을 이룩하기를, 선진국에 걸맞은 주택시장으로의 개편이 하루빨리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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