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땐 '예·적금 담보대출'이 안성맞춤

금리, 신용등급 상관없이 예금금리에 1.5%P만 더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마이너스 대출보다 훨씬 낮아
보험약관대출도 전화·인터넷으로 쉽게 이용 가능




갑자기 급전이 필요하다면 어느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은행 창구를 찾아가야 할까.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할까. 아니면 보험사 약관대출을 알아봐야 할까. 갑자기 자금은 필요한데 수중에 돈이 없을 때 대출자들은 어떤 금융상품을 이용해야 할 지 갈등을 하게 된다. 특히 시중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대출금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의 금리라도 싼 금융상품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을 찾아가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또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보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약관대출을 받는 것도 좋다. 금리가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신용카드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없이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현금서비스는 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보다 수수료가 높다.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이 가입돼 있을 경우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는 예금금리에 1.5%포인트를 더하게 된다. 예금이 담보로 잡혀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똑같이 1.5%포인트 가량을 더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때에는 언제든지 예금이 담보로 잡혀 있어 회수가 100%보장되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높게 매길 이유가 없다. 예금금리가 최고 4.5%라고 하더라도 담보대출금리는 여기에 1.5%포인트를 더해 6.0% 정도에 그친다. 담보로 제공할 예금과 적금이 없다면 마이너스 대출이 유리하다. 국민은행의 경우 고객의 신용등급을 1~1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1~8등급까지는 우량고객으로 평가한다. 신용도가 크게 나쁘지 않는 한 마이너스 대출금리는 7.0%~12.0% 정도이다. 은행 창구를 방문해 마이너스 대출약정을 맺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원리금을 언제든지 갚을 수 있어 편리하다. 본인의 소득과 신용등급에 따라 다소 금리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대출금리보다 0.5%포인트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험약관대출도 다른 금융회사 상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험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약관대출은 보험의 해약환급금(최대 90%)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로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 연금보험 등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상품은 대출금리가 공시이율에 1.5%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결정된다. 다른 보험상품의 대출금리도 연 5~13% 정도로 일반 대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보험전문가들은 급전이 필요할 경우 기존 보험상품을 섣불리 해약하기 보다는 보험상품을 담보로 약관대출을 받는 것이 해약수수료를 지불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럼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얼마만큼의 수수료를 내야 할까.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이용한도와 수수료에 차이가 있지만 보통 수수료는 9.9~27.3% 정도이다.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보다 이자부담이 큰 편이다. 신용카드의 할부 수수료율도 연 10~23%로 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금리보다 높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다. 신용카드 회사들간 과당경쟁으로 3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혜택을 주는 곳도 많지만 정부가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무이자 할부혜택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카드회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할부결제를 하거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해야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잘 모르는 고객은 여전히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재테크에 정통한 고객들은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기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이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다. 가령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300만원짜리 가구를 10개월 할부로 산다면 가장 싼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할부 수수료로 30만원 가량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은행 마이너스 대출을 받으면 21만원 정도만 내면 되기 때문에 이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은행에서 예금담보대출을 받으면 이자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또 신용카드 할부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다 연체될 경우에는 연 25~30%에 달하는 높은 연체 이자율을 감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소액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은행의 예금ㆍ적금 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순으로 대출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