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 기자의 투자게임]조정장세 대응주식시장이 7개월만에 처음으로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고 있다. 지수 20일선에서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고 횡보장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해 현금화 전략보다는 보유전략으로 대응하려 했으나, 지수가 850선대까지 떨어지는 ‘흑삼병(黑三兵)’이 출현한 것을 보고 모든 주식을 팔았다.
흑삼병은 장대음선이 연달아 세개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적삼병의 반대다. 흑삼병이 나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주식을 팔아라’는 말이 있고 적삼병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추격매수를 해야 한다’는 게 기술적 분석의 기본이다.
단기적으로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기대했던 것보다 약한 상황이고 외국인 매물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약 2주 안팎의 조정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차 상승(지난해 9월말부터 시작된 상승파동)은 일단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정국면은 월봉상으로 음봉을 만드는 수준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후반께부터 수출관련주와 반도체관련주를 중심으로 다시 저가매수 기회를 탐색할 예정이다. 당분간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 20일선의 붕괴와 흑삼병 출현
지수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60포인트 넘게 떨어지면서 20일 이동평균선 붕괴는 물론 기술적으로 최악에 해당하는 흑삼병까지 출현했다.
사실 종합주가지수의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20일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보이며 지루한 횡보장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의외로 종합주가지수 낙폭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하락추세가 형성됐다.
기본적인 투자전략으로 장기보유전략을 선택하고 있던 터에 사흘간 지수가 급락해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 까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10일 보유주식 전량매도
외국인 매도가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낙폭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고민했지만 반등을 기다리기보다는 보유주식을 모두 파는 전략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평균 8,406원에 사들였던 아남반도체는 7,360원에 팔아 종목당 14.7%의 손실을 입었다. 신성이엔지는 4,310원에 사서 3,950원에 팔아 3.83% 손해를 봤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21만5,000원에 사서 4.62%의 손실을 입고 19만500원에 손절매를 단행했다.
전체적으로 누적수익률도 180%대에서 150% 안팎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손실에 대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정장세에서는 현금만큼 유용한 투자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점에 다시 매수하면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주말이 고비될 듯
이번 주말에 들어서면 미국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도 마무리되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반응이 어떠할 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주중반까지 관망세로 대응한 후 주후반부터 분할매수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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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