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출시 보안시스템이 작동돼 외부에서 화재나 범죄 여부에 대한 체크가 실시간 가능하고 냉난방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집에 있는 아이의 상황을 언제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서면 비어 있는 주차공간으로 안내가 이뤄진다. 냉장고는 보관식품 리스트와 언제까지 식재료로 쓸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명절이나 생일과 같은 행사에 맞는 식품의 종류와 조리법을 알려준다. 세탁기는 세제 농도를 자동 조절하고 예약세탁이나 건조기능 등은 외부에서 조절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접목으로 똑똑하게 변신하고 있는 가정생활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홈 기술 발전과 함께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 융합 가전제품과 '홈시큐리티' 분야의 진일보 덕에 집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하게 먹고 자며 생활하는 곳이 아닌 주인과 함께 호흡하는 삶의 동반자가 돼가고 있다. 인터넷이 사물에 접목되는 사물통신이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홈은 친환경ㆍ건강ㆍ문화ㆍ쇼핑ㆍ보안 분야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스마트홈은 각종 정보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인간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주거환경을 의미한다. 가정 내 가전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기기ㆍ시간ㆍ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서비스가 제공되는 미래 가정환경을 통틀어 말한다.
특히 최근 들어 쌍방향 소통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홈도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홈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생명공학기술(BT), 나노술(NT), 환경공학기술(ET) 등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표적 융합산업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유무선망 가치 제고를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고 보안사업자들은 홈시큐리티에, 가전제조사들은 스마트가전 제어, 기기 간 콘텐츠 연결ㆍ공유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는 4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서비스 '올레TV'가 대표적 스마트홈 상품이다. 올레TV는 가정 내 스마트기기 간 콘텐츠 공유, 안정적 쌍방향 서비스 제공을 통한 맞춤형 TV를 실현시킨 것이다. LG유플러스는 TVㆍ오디오ㆍ전자책ㆍ학습기ㆍCCTVㆍ전화 등 디지털 가전기기 기능을 하나의 디바이스로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디지털 가전 '홈보이'를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또 조만간 집 밖에서도 가정의 가전ㆍ조명ㆍ전력제어ㆍ헬스케어 등이 가능한 토털 홈 솔루션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시스템통합(SI) 사업자인 LG CNS는 지난해 말 넓은 의미의 스마트홈이라 할 수 있는 호텔의 '스마트객실 서비스'를 선보였다. 투숙객이 스마트폰으로 객실 문을 열고 온도를 조절하고 조명과 TV를 제어하는 등의 기능이 핵심이다.
전자업계도 스마트홈에 접목시키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ㆍLG전자의 스마트TV는 세계 선두권에 올라섰고 현대건설ㆍGS건설ㆍ대림산업ㆍ삼성물산의 스마트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홈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친환경과 보안 분야다. 건설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미래주택의 핵심 키워드를 친환경과 보안으로 정하고 그린기술을 접목한 주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땅속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한 난방, 단지 내 빌딩풍을 활용한 풍력발전, 하수 재활용으로 절수효과를 극대화한 재활용 양변기 등이 대표적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보안 분야도 ICT가 접목돼 안전한 집 구현을 이끌고 있다. 보안업체들은 기술력을 쏟아부은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KASH)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홈 시장규모는 5조4,06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1년의 4조4,950억원에서 9,117억원 증가한 것으로 성장률이 20.3%에 이른다. 앞으로도 연평균 35.5%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올해 6조1,641억원, 2014년 7조5,014억원, 2015년 10조5,363억원, 2016년 18조2,5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로는 스마트TV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특히 수출신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조4,438억원에서 올해 1조6,978억원, 2014년 2조2,079억원, 2015년 3조1,063억원, 2016년 5조1,636억원으로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39.5%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연익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제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홈 산업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과제도 많다. 한국전자통신진흥원과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가 지난해 업계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마트홈에 대한 국민인식 및 태도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홈 산업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정부 역할 강화(19.8%)가 첫 손에 꼽혔다. 시범사업 확대(15.2%)와 중소기업 지원 강화(14.7%), 표준화를 위한 산학 공동연구(12.0%)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하고 시범사업을 늘려 표준화를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