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꼬꼬면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등 열풍을 일으키던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이 재편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꼬꼬면과 오뚜기 기스면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만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올해초 가장 늦게 출시된 농심의 후루룩 칼국수는 점유율 상승을 위한 잰걸음을 펼치고 있다.
A마트의 최근 3개월간 하얀 국물 라면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꼬꼬면은 작년 12월 17억8,000만원에서 지난 1월 14억3,000만원, 2월에는 5억7,000만원으로 두 달 새 3분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스면도 10억1,000만원 → 7억3,000만원 → 4억2,0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비해 나가사끼 짬뽕은 17억4,000만원 → 17억9,000만원 →18억4,000만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후루룩 칼국수도 1월 1억5,0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3억9,000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다.
B마트에서도 꼬꼬면과 기스면의 추락, 후루룩 칼국수의 선전은 유사한 양상이다. 특히 2월꼬꼬면 판매가 2억9,000만원을 기록하면서 두세달 사이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데 비해 후루룩 칼국수는 2월 3억1,000만원어치를 팔아 2월 판매액이 꼬꼬면을 앞지르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개그맨 이경규와 함께 개발한 꼬꼬면으로 하얀 국물 라면 돌풍을 가장 먼저 일으킨 팔도가 최근 빨간 국물인 ‘남자 라면’을 출시한 것은 하얀 국물 라면의 성장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대응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팔도는 대형마트 판매액이 아닌 전체 판매수량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 2,000만개에서 1월 1,500만개, 2월 1,400만개로 감소했으나 ‘급락’은 아니라고 밝혔다.팔도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5개를 사면 1개를 덤으로 주는 덤 판매행사를 했지만 우리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얀 국물 라면이 한때 전체 라면 시장의 20%에 육박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긴 했으나 전통의 빨간 국물과 양분 체제로 갈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