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세계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 시장에서 2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도전하겠습니다.” 박상진(사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사장은 지난 14일 저녁 홍콩에서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홍콩에서 새 미러리스카메라 ‘NX100’런칭 행사를 개최했다. 박 사장은 “3~4년 내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규모가 1,000만대 정도로 클 전망”이라며 “삼성은 250만대 정도 팔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카메라 내부에 들어갔던 거울(반사경)을 없앤 카메라로, ‘렌즈교환식 카메라’라고도 불린다. 거울이 없는 만큼 작고 가벼우면서도 화질은 DSLR 못지 않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캐논과 니콘이 DSLR 시장의 70% 이상을 흔들고 있어 진입이 어렵지만, 신기술을 이용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거의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어 해볼만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일본 카메라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 사장은 “미러리스 시장에서 삼성이 25%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 일본이 놀랄 것”이라며 “지금도 삼성의 움직임에 상당히 예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기술만 중시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스펙을 갖춘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소비자중심이 아닌 기업 중심적인 제품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박 사장은 “반면 삼성은 우월한 디자인과 마케팅 역량을 무기로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혁신은 삼성전자의 DNA에 녹아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은 소비자들의 카메라 이용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시기적 특성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전까지는 사진을 찍고 인화하면 앨범에 꽂아뒀다. 반면 요즘은 메모리카드 등에 그대로 저장해뒀다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는 등의 이용행태가 대세다. 이를 위해 삼성은 ‘자기 표현의 도구’라는 컨셉트의 카메라, 또 여타 디지털 기기와의 연결이 쉬운 카메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광학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새로운 극일(克日)의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학기술이 카메라와 프린터에서부터 내시경 등 메디컬케어 산업에까지 널리 쓰이는 만큼 국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