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저승사자' 로치 "세계경제 낙관적"

"약달러·美부동산시장 약세…세계무역·투자흐름 점차 개선"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세계경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로치는 1일(현지시간) ‘호전중인 세계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약달러 ▦미국 부동산시장 약세 ▦아시아의 강한 내수 등으로 균형을 잃었던 세계 무역과 투자흐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극에 달해 붕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선진 7개국(G&) 재무회담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을 입장 전환의 가장 큰 이유로 제시했다. 로치는 “세계경제의 대표들이 마침내 약을 처방하기 시작했다”며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중앙 은행들이 유동성을 조절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등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환율을 조정하고 성장의 원동력을 ‘수출’에서 ‘내수’로 바꾸는 등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로치가 비관론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그는 ▦70달러가 넘는 고유가 ▦미국의 저축률 감소 ▦무역적자 증가 ▦이란 등 지정학적 위험 확산 등을 지적했다. 한편 로치는 수년간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세계경제 위기론을 주장하는 등 비관적인 견해를 유지해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최근 “미국의 경상적자 증가가 달러화의 갑작스런 붕괴와 이자율의 급등을 가져올 것이며 이것이 세계경제를 나선형 추락으로 몰고 갈 것”이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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