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기술유출' 논란 다시 불붙을듯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자에 印 비디오콘 선정
쌍용차이어 또 기술력 더 낮은 업체에 매각
"국내 가전업체 도전자 될수도" 부메랑 우려
먹튀·해외공장 분리 재매각 가능성도 제기


대우일렉 '기술유출' 논란 다시 불붙을듯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자에 印 비디오콘 선정쌍용차이어 또 기술력 더 낮은 업체에 매각"국내 가전업체 도전자 될수도" 부메랑 우려먹튀·해외공장 분리 재매각 가능성도 제기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관련기사 •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자, 印비디오콘 컨소시엄 선정 쌍용차의 홍역에 이어 국내 3위 가전업체인 대우일렉이 인도 업체에 매각되면서 또 다시 기술유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대우일렉이 생산하는 평판TV(LCDㆍPDP TV)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주력 제품. 업계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대우일렉이 구축한 해당제품의 기술력은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대우일렉 역시 기반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경제 차원으로는 자칫 강력한 도전자를 만드는 결과가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 "개구리가 뱀을 잡아 먹는 꼴" 대우일렉은 평판TV는 물론 냉장고, 에어컨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3위의 가전업체다. 전세계 특허만도 1만여 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일부 기술들은 세계 최고를 자랑할 정도다. 해외생산 공장은 멕시코 베트남 중국 등 9곳에 달하고, 해외판매망도 16곳이나 된다. 반면 이번에 대우일렉을 인수하는 인도의 비디오콘은 브라운관 TV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대우일렉에 비해 기술력이 한참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비디오콘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영상가전 전시회인 ‘IFA2006’에서 브라운관 TV를 전시해 놓는 등 대우일렉과의 확연한 기술격차를 보였다. 대우일렉 고위 관계자는 “기술력이 떨어지는 비디오콘에 인수된다는 게 솔직히 자존심 상한다”며 “개구리가 뱀을 잡아 먹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자조했다. ◇ 기술유출 다시 도마에 기술력이 떨어지는 비디오콘은 대우일렉의 기술특허 1만여건을 싼값에 인수해 세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고, 장기적으로 삼성ㆍLG전자 등 국내 업체를 위협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대우일렉 주변에선 비디오콘이 실사에 돌입하기도 전에 기술유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병균 대우일렉 노조위원장은 “(대우일렉은) 1만여건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가전업체”라며 “기술력이 낮은 비디오콘에 매각될 경우 기술유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정확한 인수배경 설명을 듣기 위해 채권단 등을 통해 비디오콘 경영진과 면담을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국내 투자와 고용보장 등을 전제로 채권단의 매각협상에 협조해 왔다”며 “인수배경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거나 소위 ‘먹튀’ 매각일 경우 실력행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부메랑 효과 걱정된다" 대우일렉을 비디오콘에 매각하는 것은 부메랑 효과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95년말 삼성전자는 인도 비디오콘 인터내셔널 소유주인 두트(Dhoot)가 각각 74%, 26%씩 출자해서 삼성인도전자를 설립했지만 7년만인 2002년 양사의 합작관계가 깨졌다. 삼성전자는 이익금을 재투자해 공장을 확장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비디오콘은 성장의 과실을 먼저 챙긴 다음에 투자는 나중에 하자는 생각이어서 양측간 충돌이 불가피했던 게 배경이었다. 삼성전자는 결국 두트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 갈등을 봉합했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비디오콘이 이번에 대우일렉을 인수하면 마찬가지로 기술만 빼먹고 투자는 하지않는 전형적인 ‘먹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비디오콘의 대우일렉 인수가가 낮은 것과 관련 해외공장을 따로 재매각 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한국도 인도발 기업M&A 가시권에 들어왔다" 기세명 코트라 뉴델리 관장은 “인도 대기업들 위주로 철강 뿐만 아니라 자동차, IT, 가전부문 등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내부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본격적인 인도발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도 최대 재벌인 타타(Tata)그룹은 지난 2004년 3월 대우상용차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인도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TCS가 한국 금융IT 시장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인도 IT기업은 동부그룹의 SI계열사인 동부정보와 제휴를 맺은 ‘새티암’을 비롯해, 메트라이프생명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중인 ‘파티니’,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이미 2∼3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인포시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가 진출하면서 한국IT시장을 둘러싼 IBM, HP 등 다국적기업과 인도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9/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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