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예비주인’으로 결정되면서 현대건설 주가가 16일 하한가로 마감되면서, 투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칫 건설업종 전반의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현대건설 주가 전망을 내놓기 꺼려하는 상황인데다, 국내 주택리스크 등의 복병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건설업종으로서는 조그만 변수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내년 건설주는 풍부해진 유동성과 해외발(發) 고성장 국면이 전개되면서 성장주로 재평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 하반기로 가면서 국내 PF나 미분양 등의 주택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건설주의 부각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경우 내년부터 해외발 고성장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석유ㆍ가스ㆍ플랜트만으로도 대단한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석유ㆍ가스플랜트 발주시장 보다 훨씬 큰 토목, 발전 등 인프라 프로젝트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주기반도 그만큼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부문은 그동안 괄목할 만한 수주성과를 보였지만, 매출액 증가는 미흡했다”며 “이는 수주이후 착공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해외프로젝트의 특성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은 해외부문의 누적된 수주잔고가 매출로 분출되기 시작하는 해”라며] 내년을 기점으로 2013년까지 주요 5대 건설사(국내만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구조조정 중인 대우건설은 통계상 제외) 매출액은 연평균 21.6%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도 안정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영업이익은 더 많이(연평균 25.5%) 늘어날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내년 주택경기는 금리보다 경기회복과 공급감소에 따른 수급불균형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입주물량 급감은 전세가격 상승세 확산은 물론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근거로 건설업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투자유망 종목으로는 현대건설,삼성물산,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수주 비중이 커지고 있는 대형건설주를 꼽았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도 “내년 대형 건설사는 중동 지역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함과 동시에 중동 이외의 지역으로 다변화되며, 발전ㆍ수처리ㆍ환경플랜트 분야에서의 수주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주택비중이 낮고 발전 및 화공플랜트 비중이 높으며, 공종 및 지역다변화가 진행중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톱픽(Top-picks)로 제시했다.
한덕수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입주물량 감소가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분양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해외수주 성장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내년에도 유가가 평균 80달러선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동지역의 발주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학ㆍ정유 플랜트 외에 발전 및 환경플랜트 등으로 공종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고 브라질 고속철도 및 추가 원전 수주도 기대할 수 있어 내년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성장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최선호주로 유화부문의 성장과 리스크 감소에 따른 리레이팅(Re-rating)이 기대되는 대림산업과, 공종 및 지역 다각화와 해외수주 경쟁력을 가진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