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파업강행…'대화로 풀라' 여론 비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단체협상 교섭 결렬로 6일 오전 1시부터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가면서 `항공대란'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 근로자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고 고용도 비교적 안정된 조종사들이 승객의 불편을 담보로 내걸고 파업을 벌이는 데 대해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단체교섭 `난항'…쟁점은 뭔가 = 조종사 노조가 안전 운항이나 생존권 확보와는 거리가 먼 복지조건 향상 문제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면서 노조는 일부 조항을 철회하고 대체 조항을 제시했다.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당초 △해외출장지 호텔에 골프채 4세트 비치 △조합 탈퇴자는 해고 △여성조종사 임신휴직시 2년간 임금 100% 보장 △해외 체류중인 조종사 가족에 연간 왕복항공권 14장 제공 등을 요구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자 철회하거나 대체 조항을 제시했다. 그러나 조종사 노조가 제시했던 138개 요구사항 중 합의가 안된 항목이 아직 90여개에 이르고 있어 단체교섭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의 일부 조항 철회에도 불구, 회사의 인사ㆍ경영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조항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적정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회사가 부족인원 1명당 1천만원을 매달 노조기금으로 적립 △현 외국인 조종사 감원 및 향후 외국인 조종사 채용시 노조와 합의 △장기근속자 퇴직금 누진제 등 인사ㆍ경영권을 침해하는 조항이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귀족노조의 투정' 비난 여론 급등 =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조종사 노조의 집단행동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magnetc'이라는 아이디(ID)의 네티즌은 "연봉 1억이 넘는 `가진자'인 조종사들이 해도 너무한다. 소년소녀 가장들의 배고픔을 아느냐"고 질타했다. 네티즌 `walkhard'도 "다들 힘든 시기에 조금만 참으라. (파업은) 집단이기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arahan2'라는 네티즌은 "자기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는 귀족 노조"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조종사 노조의 집단행동에 대해 `명분없는 파업을 그만 두라', `승객을 위한 파업인지 자신들을 위한파업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내 조종사(기장ㆍ부기장)들의 처우와 복지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는 7천500만원∼1억7천만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는 8천500만원∼최대 1억9천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파업 지속' 가능성 있나 =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인천공항부근 연수원에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지속 등 향후 투쟁방향을 논의한다. 파업을 계속할 경우 운항편수가 20∼30% 이상 감소해 파행운행에 따른 성수기 `항공대란'이 우려되는 만큼 쉽게 파업지속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전망이다. 양 항공사가 사상 초유의 동시 파업을 벌인 2001년 6월의 경우 6일간 파업이 계속되면서 항공기 운항이 전면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평소에 비해 국제선이 56.2%만 운행되고 국내선이 11%만 운행돼 395억여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아시아나도 102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시에는 처음부터 전면 운항중단이라는 `초강수'를 선택,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대외신인도 하락을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항 관계자는 "시한부 파업은 사측을 압박하는 `위력 시위'로 보이지만 2∼3일만 계속돼도 항공편수가 30% 이상 급감해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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