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鄭회장 선처…" 봇물

내수이어 유럽서 3개월째 판매 내리막길속
濠 교포사업가 "현대차 살리자" 신문광고 게재
印이어 阿·중동 11개국 현지직원들도 탄원서



현대자동차의 경영 차질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신차 프로젝트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이달 내수실적에 급제동이 걸린 데 이어 유럽에서도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달리는 등 영업기반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영업기반이 급속도로 흔들리자 정 회장의 조기 경영복귀를 호소하는 탄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현지법인 임직원은 물론 현지 판매대리점 대표, 심지어 교민들까지 ‘현대차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외 영업 잇단 내리막길=1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지난 4월 신차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럽연합(EU) 15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3개국 등 18개국 시장에서 2만3,491대를 판매, 전년동기(2만7,7952대)보다 16.0%나 급감했다. 현대차의 유럽시장 차 판매량은 1월 시장 평균(2.6%)과 비슷한 2.8% 증가에 그친 데 이어 2월과 3월에는 각각 4.9%, 0.8% 감소하는 등 판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4월에 1만7,958대를 판매, 1.1%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기아차는 3월에도 현지에서 전년동기 대비 0.4% 줄어든 2만3,484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도 4월에 이어 이달 역시 주력차종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경영공백 상태 이후 국내외 소비자 및 딜러들의 동요가 심화되면서 판매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민들까지 ‘현대차 살리기’ 나서=“우리나라의 가치, 교민들 스스로가 지킵시다.” 최근 호주의 한 여성 교민사업가는 현지 교민신문인 호주동아에 ‘세계 최고의 브랜드! 우리 교민의 자긍심, 그리고 현대자동차’라는 제목의 전면광고(사진)를 통해 “현대차에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 교민이 먼저 앞장서서 지키자”고 호소했다. 현지에서 공연 및 여행대행업체인 ㈜민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영 대표는 이 광고에서 “나도 현대차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번 기회에 싼타페를 구입하기로 했으며 교민 여러분들도 나라사랑 및 현대차 사랑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인 뒤 “대한민국 파이팅! 현대차 파이팅!”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현대차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녹’을 먹는 현지법인 임직원과 판매 딜러들에 이어 해외 교민들까지 자발적으로 수출한국의 주역 현대차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회사가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해외 교민이 자비를 들여 우리를 돕자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 사이에 잔잔한 감동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인도 현지법인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를 포함한 현대차의 아프리카ㆍ중동 지역 11개국 판매대리점 대표들이 18일 정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해외에서의 선처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이들 대표 13명은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전달한 탄원서를 통해 “현대차 판촉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영공백 사태가 발생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영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법당국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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