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재 발언에 채권시장 '화들짝'

기대와는 정반대로 강경
국고채 3년물 금리 급등
당분간 상승기조 이어갈듯


채권시장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예상보다 센 발언에 화들짝 놀랐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유럽 재정위기 고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가 뒤로 밀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확 바뀐 통화정책 방향 성명문과 달라진 김 총재의 발언은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급등한 3.77%로 마감했다. 5년물도 0.1%포인트 오른 4.46%로 거래를 마쳤다. 3년 만기 국채 선물 6월물 역시 전날보다 43틱 급락한 111.00으로 마감했다. 개장 초만 해도 보합권을 유지했으나 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빠졌다.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 하루 전만 해도 '이번 금통위도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그 전날보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 그러나 김 총재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채권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시장에서 금리인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남유럽 위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크게 드러내지 않은 부분도 기대와는 다른 점이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상당 기간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발언을 기대해 남유럽 위기 고조 이후 금리가 빠졌다"며 "그러나 금통위 직후 발언이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여서 그에 대한 반작용도 컸다"고 말했다. 한 대형 운용사 채권펀드 매니저는 "말투는 부드러웠으나 내용은 강경하기 이를 데 없었다"며 "앞으로 금리를 올릴 여지를 많이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채권금리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진모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결정 성명문의 내용이 경기인식은 좋아지고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졌다고 뚜렷하게 바뀐 점이 시장에는 충격이었다"며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4% 가까이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을 총에 비유하면 이번 금통위를 통해 안전장치를 푼 상태다. 이제는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 이슈와 하반기 경기둔화 등 실제 방아쇠를 당기기에는 확인할 부분이 남아 있어 단기물 위주로 등락폭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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