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봉조선 워크아웃 좌초

일부 채권단 지원 반대로 법정관리 신세

3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조선사 가운데 하나인 녹봉조선이 결국 중도 하차해 법정관리 신세를 지게 됐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녹봉조선에 대한 채무유예 기간 마감일인 지난 22일까지 기업회생을 위한 추가 자금지원 등을 논의했으나 제2금융권 등 일부 채권기관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녹봉조선 워크아웃이 좌초돼 법정관리로 가게 됐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워크아웃 무산은 외국계 선주가 선박건조와 관련해 녹봉조선이 만드는 일부 선박에 대해 5,000만달러 규모의 압류를 걸어놓은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채권은행 등은 해당 선주에게 압류금액의 10%만 건지고 녹봉조선을 청산할 것이냐 워크아웃으로 기업을 살려 원금을 제대로 회수할 것이냐를 제시하며 상황전환을 시도했으나 결국 선주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녹봉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여부를 놓고 일단 살리고 보자는 신한은행ㆍ동부화재 측과 이에 반대하는 일부 채권자 등이 첨예하게 대립,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3대 워크아웃 조선사인 진세조선 역시 채권단 갈등으로 추가 자금지원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져 조선사 구조조정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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