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터미널 개발사업 지지부진

'계획 확정' 한곳도 없어
市전체 개발가이드라인 못 정해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 개발보류
상봉·강남터미널도 '제자리걸음'


서울시가 추진하는 버스터미널 개발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 부진한 모습이다. 버스터미널 개발 사업은 이용객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서울시내 주요 버스터미널을 현대화된 복합상업시설로 탈바꿈 시키는 것으로, 인근 부동산 시장에 파급력이 커 주목을 받아왔다. 17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개발 대상으로 거론된 서울 시내 여객ㆍ화물터미널 6곳 중 현재까지 개발 계획이 확정된 곳은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 소유주와 각 자치구들 사이에서 한 때 ‘개발 열풍’이 불어 자체적인 개발계획도 쏟아졌지만, 시는 아직도 전체 개발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은 이미 지난 2002년부터 터미널 시설 현대화 계획을 추진해왔다. 광진구는 이 지역에 지하 6층~지상 5층 여객자동차정류장과 지하 6층~지상 46층 업무ㆍ판매ㆍ문화시설을 짓겠다는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는 다른 터미널들과 함께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계획안을 무기한 보류시키고 있다. 중랑구 상봉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적자를 이어가던 사업자가 사업 면허 폐지를 요구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결국 법원이 지난해 폐지 결정을 내렸다. 올해 상반기 터미널이 이전되고, 부지 개발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개발 윤곽도 잡히질 않고 있다. 시는 터미널 기능을 최소한 유지하면서 복합시설로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자와 막판 협의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터미널 기능을 지하로 돌리거나 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부지 전체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처럼 도심 명물 복합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구가 내놓았다. 그러나 시는 이 역시 ‘협의된 바 없다’며 냉랭한 반응이다. 서초구 남부터미널도 지난 2006년 터미널 시설을 지하로 보내고 지상에는 호텔 등 관광시설을 유치하는 현대화 계획을 내놓았지만 모두 보류상태다. 버스터미널 개발 사업이 이처럼 소문만 무성한 까닭은 교통 영향과 인근 지역 개발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터미널 부지 특유의 특성 때문이다. 도심 주요 입지에 위치해 유동성이 밀집된 터미널 지역은 개발 방향에 따라 인근 시장과 교통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이 때문에 시도 지난해 연구 용역을 마치고, 제 기능을 잃어가는 버스터미널을 환승센터ㆍ판매시설 등이 결합된 ‘교통 허브 ’로 개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러나 부지 소유자들이 대부분 판매ㆍ문화 등 비도시시설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봉시외버스터미널 개발 방안을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나머지 터미널들의 개발 계획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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