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시트(Spexitㆍ스페인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은 전면적인 구제금융 대신 금융권에 대한 부분적인 지원만 요구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진두지휘하는 독일이 이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연정의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은 5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상설 구제금융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스페인 금융권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단호하게 거절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민당은 대신 스페인이 정상적으로 구제금융을 받고 그에 따른 조건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를 비롯한 외신은 아일랜드ㆍ포르투갈ㆍ그리스 등도 구제금융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며 스페인 역시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이날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스페인 국채 금리가 크게 올라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며 "스페인에 대한 폭넓은 구제금융은 불필요하며 금융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유럽연합(EU)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지원요청을 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는 7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페인이 10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국채 발행에 실패하거나 발행금리가 크게 오를 경우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5일 6.274%로 약간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위험수준인 7%대에 근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