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 악재 맞지만 지나친 대응 피해야"

과거 북한의 무력도발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북한의 연평도 도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미 전일 시간외 거래시장에서 대다수의 종목들이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한 것을 비롯해 이날(24일) 개장 전 동시호가 상황도 4% 이상의 지수하락률을 기록할 정도로 좋지 않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오히려 시장의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도 제기된다. 과거 북한의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 우리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가장 가까웠던 때는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했던 지난 2009년 4월6일이다. 당시 우리증시는 이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이벤트 당일을 포함해 3거래일 동안 증시는 평균 0.55% 하락했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했던 2006년 10월9일은 어땠을까. 이벤트 당일 우리 증시는 장중 3.90% 폭락한 데 이어 종가지수도 전일에 비해 2.41% 급락했다. 그러나 이벤트 당일을 포함한 3거래일 간 평균수익률은 0.65%로 투자자 심리가 급속도로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북한이 대포동 2호 등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2006년 7월5일 역시 다르지 않았다. 당일 우리증시는 전일에 비해 1.24% 급락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악재의 영향력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벤트 당일을 포함한 3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0.51%로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과거 사례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를 익히면서 과매도 국면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놓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 영향은 피할 수 없겠지만 그 영향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쟁 등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공포 국면에 따라 주식을 매도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예전 사례와 달리 피해가 보다 구체적이고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사태의 성격이 예전보다 심각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도발로 인해 부상자 외에 사망자도 발생한 상황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북핵ㆍ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의 악재와 달리 포격이 우리 영토에 직접 닿았다는 것은 충격”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이후 다양한 형태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발시킨 경험이 있어 이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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