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등 은행 복귀' 승부수 던졌다

구조조정 본격 돌입
카드사 설립해 국민銀임직원 5% 재배치
신입행원 선발 최소화·연말 희망퇴직 실시

KB금융지주가 국민은행에 이어 비은행 계열사까지 구조조정 작업을 확대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KB금융지주 본사 입구 . /서울경제 DB


전계열사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 돌입은 KB의 경영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중 설립될 예정인 카드사에만 약 1,500명 안팎의 국민은행 정규직원이 재배치되고 희망퇴직이 시작되면 KB의 군살빼기 작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전망이다.

◇속도 붙는 구조조정=KB지주는 2ㆍ4분기에 3,350억원 적자를 냈다. 건설ㆍ부동산 분야 부실로 약 1조4,980억원을 대손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총자산수익률(ROA)도 0.18%에 불과해 경쟁자인 신한의 경영성과와 비교하면 참패 수준이다. 신한은 2분기 당기순이익만 5,886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전계열사에 걸쳐 구조조정 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KB지주가 비은행 계열사에도 최근 조직 및 임원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경영효율화 태스크포스팀(TFT)에서 계열사 경영효율화를 담당하고 있는 데다 TFT의 선정과제는 바로 해결하라는 게 어윤대 회장의 방침이어서 진척속도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지주는 내년 상반기 중 설립될 예정인 카드사도 최소한의 조직으로 출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임직원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KB지주와 국민은행 임원도 이달부터 급여를 15% 삭감한다. 기존 임원은 올해 10%를 이미 삭감한 바 있어 이번에 추가로 5%를 깎게 된다. KB지주는 어윤대 회장이 급여를 15% 삭감했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서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자산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도 올해 신입행원 선발을 최소화하는 등 경영효율화 작업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임금피크제 개선도 논의 중이지만 노동조합과의 협의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태다.

국민은행의 고위관계자는 “급여삭감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하게 됐다”며 “1인당 업무효율성을 많이 높여야 하지만 조직의 영속성 측면에서 최소한의 신규 인력만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직원재배치도=KB금융지주의 고위관계자는 “과거 KB카드가 국민은행에 합병될 때 정규직원이 1,400명 정도였다”며 “조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다른 전업계 카드사를 감안하면 정규직원 기준으로 은행에서 1,500여명 정도가 카드사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의 직원은 2만6,000여명 수준으로 1인당 생산성은 우리ㆍ신한ㆍ하나 등 주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최하위다. 따라서 1,500명의 직원이 카드사로 재배치되고 연말께 희망퇴직이 이뤄지면 2,000명 안팎의 직원을 줄이게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2008년 실시한 희망퇴직에서는 약 350여명이 퇴사를 신청했다. 올해 희망퇴직을 시행할 경우 신청조건 등을 완화해 신청자가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는 KB금융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어윤대 회장도 지난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B의 구조조정 일정에 대해 “하반기에 메스를 대고 수술을 해 내년 초쯤에는 회복을 위해 병실에 누워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관계자는 “연말게 TFT 활동이 마무리될 예정이고 이후 맥킨지나 KPMG로부터 외부 경영컨설팅도 받을 계획”이라며 “내년 초에는 KB의 경영이 상당 부분 개선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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