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워크아웃 중인 중견 조선사인 대한조선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고 인수합병(M&A)에 재시동을 걸었다.
16일 STX그룹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된 대한조선 인수 본입찰 결과 STX그룹과 아랍에미리트(UAE)계 해운사 등 2곳만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채무조정 및 출자전환 등 조건을 놓고 이들 두 후보와 향후 한 달간 개별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STX그룹의 한 관계자는 “상세한 향후 일정은 매각주체 측이 통보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STX그룹과 함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대우조선해양과 이란계 투자회사 가디르(Ghadir)는 이날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막판까지 참여 여부를 고심했지만 매각 대상인 입장에서 신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부담감을 느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TX가 대한조선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UAE계 해운사의 경우 사업 의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기술유출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쉽게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대한조선은 대규모 부지와 함께 제반 인허가를 획득한 업체로 인수자는 향후 초대형유조선(VLCC)을 지을 수 있는 규모로 독을 확장할 수 있다. 진해와 부산조선소 모두 상대적으로 협소한 STX조선해양 입장에서는 탐나는 매물이지만 8,900억원선에 달하는 대한조선의 기존 부채를 끌어 안아야 하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은 수주잔량 기준 세계 35위이며 지난해 매출 3,723억원과 영업손실 233억원, 당기순손실 1,91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