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까, 안 뜰까' 신제품 출시를 앞둔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한결같이 경험하는 고민 중 하나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 중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라선 제품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히트상품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히트상품은 기업의 수익 개선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도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되고 각종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히트상품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히트상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트렌드를 앞서가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트렌드를 좇아가서는 결코 히트상품이 탄생할 수 없다. 이를 위해 트렌드를 먼저 읽고 소비자의 니즈를 끊임 없이 파악하며 여기에 창의성을 부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밖에 가격과 기술력, 디자인 등도 히트상품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선정한 '2009 상반기 베스트히트상품'들도 품목은 다양하지만 본질을 꿰뚫는 키워드는 단순하다. 불황에 아랑곳 없이 소비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히트상품들의 특징을 살펴본다. ◇고정관념을 깨라=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에 매달려서는 트렌드를 선도할 히트상품이 탄생할 수 없다. 기존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트리는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블루 오션'으로 나갈 수 있다. 롯데제과의 '설레임'은 발상의 전환으로 빙과업계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제품이다. 기존 튜브형 빙과는 아동 취향으로 설계돼 성인들이 먹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설레임은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맛을 앞세워 소비층을 넓히며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농심의 '둥지냉면'도 냉면은 조리방법이 까다로워 음식점에서 사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을 깨트렸다. 기아자동차의 '쏘렌토R'은 파워가 세면 연비가 안 좋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태어난 자동차다. 쏘렌토R은 200마력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준중형 세단급의 14.1km/ℓ를 자랑한다. LG패션의 '라푸마'는 '아웃도어도 패션'이라는 원칙 아래 기존의 무채색 색상에서 벗어나 보라색, 노랑색 등 원색 계열을 많이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비슷비슷한 제품군 속에서 특정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특히 최근과 같은 경기불황기에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업계 1위로 올라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2세대 '휘센' 에어컨은 '라이프 컨디셔너'에 첨단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인체 감지 로봇 기능을 적용해 센서로 사용자의 위치 및 인원수를 감지, 그에 따라 바람 방향과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삼성전자의 '파브(PAVV)' LED TV는 화질 면에서 기존 TV 제품들을 압도한다. 8000시리즈의 경우 240Hz 화질로 잔상이 거의 없으며 '크리스털 엔진'이라는 삼성만의 기술로 실물을 보는 것처럼 눈이 편안하다. 삼성전자 '햅틱폰'은 기존 풀터치스크린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햅틱 UI(사용자환경)와 진동 피드백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청호나이스가 그 동안 축적한 정수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선보인 '이과수 얼음정수기 플러스'는 하나의 냉각기로 제빙과 냉수 공급이 동시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으로 감성을 사로잡아라= 예전 소비자들이 '설득'에 의해 구매를 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감동'에 의해 지갑을 연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들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기아자동차의 '쏘울'은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의 결정체다. 기존 차량 디자인의 틀을 깨는 간결하면서도 과감한 캐릭터 라인이 눈길을 사로잡고 '직선의 단순화'를 구현한 직선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도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 도는 후드캐릭터라인과 범퍼 측면에서 전면 하단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통해 역동적인 조형미를 구현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1위 위스키 '윈저'의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디자이너 고든 스미스가 디자인한 새 병으로 3차원적인 입체감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일럿 시계로 유명한 브라이틀링의 '크로노맷 에볼루션'은 강하면서 세련된 케이스에서 남자다움의 매력을, 시계 구성물에서는 세세함의 미학을 발산하며 남성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 ◇불황에도 건강은 챙긴다= 불황에도 웰빙 상품의 인기는 여전하다. 어려울수록 건강이 재산이라는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소비는 줄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웰빙 상품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상 청정원의 '맛선생'은 MSG, 합성향 등 인공화학적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고 천연 자연재료로만 만든 차세대 조미료다. 웰빙 열풍 속에 외면받던 조미료를 '무첨가' 코드로 다시 부활시키며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우유의 '자연의 선물'은 소비자들이 계절에 맞는 제철음식을 선호하듯 '제철 우유'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계절에 맞춰 생체리듬 유지에 도움이 되는 천연식물 추출물을 함유했다. 하나은행의 '하나S-라인 적금'은 가입 고객이 1년 내에 체중의 5%를 감량하면 0.5%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건강과 재테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대표적 웰빙 통장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