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5일째 상승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변동폭이 크게 줄어들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환율 불안의 요인인 유럽 위기와 대북 리스크, 어느 하나 완화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30전 상승한 1,253원3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19일의 1,255원80전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변동폭은 대폭 줄었다. 최근 며칠 동안 하루에도 20~30원씩 환율이 급변동했으나 이날은 변동폭이 10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밤새 역외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데다가 당국이 강력한 개입을 밝힌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의 하락을 반영하면서 5원 내린 1,24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매수세가 유입되자 급반등하면서 1,260원90전까지 치솟았다. 이후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을 위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고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들어오면서 1,240원선으로 잠시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재개되고 투신권의 해외펀드 관련 역 환헤지용 달러 매수가 들어오면서 1,250원대로 복귀한 채 공방을 지속했다. 시장이 불안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주문 실수가 이날도 일어났다. 장 초반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8원이나 낮은 1,142원에 거래됐지만 주문 실수로 알려져 거래가 취소됐다. 다음 체결가인 1,245원이 공식 개장가로 인정됐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 증시 반등으로 장을 마치고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세도 다소 진정되면서 환율시장 변동성도 잦아들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유럽 위기와 대북 리스크가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도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컨트리 리스크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유로화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