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상품명 신경 쓰이네"

남양유업·CJ, 경쟁사 신제품에 심기불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남양유업과 CJ가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경쟁사가 자사의 대표 제품과 비슷한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았는데 공식 대응을 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냥 모른 척 하자니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 28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우유 속 산소를 제거해 잡맛을 없애고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맛있는 비타우유’를 내달 1일 출시한다. 우유 특유의 비린 맛을 제거한 독자적인 제조공법을 도입하고, 항산화 비타민 A와 E를 보강해 영양을 높였다는 제품으로, 450㎖와 930㎖ 가격이 각각 1,000원과 1,900원으로 비싼 편. 그런데 이 신제품 출시에 남양유업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매일유업의 신제품 이름이 지난해 8월 출시된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남양유업은 올해 매일유업과 ‘불가리스’를 둘러싼 법정 싸움을 진행한 바 있어 “웬만하면 소비자 판단에 맡겨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도 “판매 추이에 따라 자사 제품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공식 대응으로 전략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일 맛있는 우유’를 남양보다 먼저 출원해 앞서 등록을 마친데다, 맛있는’이라는 형용사는 조어 상표가 아닌 만큼 전혀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은 우동 시장에서는 CJ가 경쟁사인 풀무원 때문에 ‘발끈’했다. 풀무원이 올 가을 생가득 우동의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CJ의 대표 제품인 ‘가쓰오우동’과 제품명이 흡사해졌기 때문. 풀무원은 지난 9월 기존의 ‘생가득 유부가쓰오’와 ‘생가득 튀김가쓰오’, ‘생가득 하나가쓰오’를 리뉴얼해 같은 생가득 브랜드의 ‘두부우동’ ‘가쓰오우동’ ‘생우동’으로 제품명을 바꿨다 . CJ는 시장에서 가쓰오의 ‘원조’라는 점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지만, 소비자들을 사이에 두고 시장에서 벌어지는 풀무원과의 신경전에 적잖이 심기가 불편한 실정. 풀무원측은 “제품명에 쓰인 ‘가쓰오’라는 이름은 일본의 식소재인 ‘가쓰오부시(말린 가다랭이포)’의 줄임말로, 누구의 소유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