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일본계 친애저축은행의 채권추심 업무와 관련해 특별검사에 돌입한다. 신규영업보다 채권매입과 추심업무에 몰두하는 영업행태가 모회사 J트러스트(일본계 대부업체)와 비슷하다는 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금감원의 지적사항이 나오면 J트러스트의 저축은행ㆍ캐피털사 추가 인수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안으로 친애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친애에 대한 정기검사 계획은 없었지만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업무보다 채권추심 업무에 매진하는 점을 우려해 특별검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친애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솔로몬ㆍHK저축은행에서 3,269억원, 1,735억원 상당의 소비자대출채권을 매입했다. 하지만 신규대출 자산은 지난해 12월 220억원에서 올 6월 말 656억원으로 436억원 늘리는 데 그치는 등 신규영업보다 채권추심에 더 몰두하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채권추심 업무에 몰두하려면 채권추심 회사를 인수하면 됐지 왜 저축은행을 샀는지 모르겠다"며 "문제가 생기기 전 채권추심 업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친애의 영업행태가 모회사인 J트러스트가 일본에서 행하던 모양새와 같다고 말한다. 일본법원이 2007년 출자법상금리(29.2%) 대신 이자제한법상금리(20%)를 소급적용하기로 한 뒤 많은 대부업체들이 망했는데 J트러스트가 이들 업체의 부실채권을 헐값에 인수하고 센 강도로 추심을 해 화제가 돼왔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J트러스트가 추심으로 돈을 벌고 추심이 안 되면 부실채권 회사에 해당 채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친애는 연 30% 이상의 고금리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입장 아래 중금리상품(친애프리론) 금리를 연 15~29.2%까지만 받고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2012년 말 16.88%에서 솔로몬ㆍHK저축은행 채권을 매입한 후인 6월 말 현재 44%로 껑충 뛰었다.
J트러스트는 최근 매물로 나온 SC저축은행ㆍSC캐피탈의 대출채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두 계열사 역시 고금리 대출채권을 다량 보유했다. SC저축은행의 6월 말 일반자금대출채권은 4,347억원으로 이 중 연 25~49% 금리대의 채권이 60%에 육박한다. SC캐피탈도 10월 말 기준 연 25% 이상인 금리가 48.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금리가 많은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대출채권을 사들여 추심으로 돈을 벌려는 심산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J트러스트가 자회사 KC카드로 친애를 인수했을 때 대주주 적격성에는 결격사유가 없었다"면서도 "검사를 통해 지적사항이 나오게 되면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