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 위안화 기반 IPO 추진

내년 상반기에 홍콩 증시 사상 처음 시도
본토 부동산 자금 겨냥…中승인여부 주목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李嘉誠) 청쿵(長江)실업 및 허치슨 왐포아 회장이 내년 상반기에 홍콩 증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번 기업공개의 목적이 본토 부동산 개발 자금을 대기 위한 것이어서 가뜩이나 부동산 과열억제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중국 당국이 이번 IPO를 승인할 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 회장은 베이징에 소재한 '오리엔탈 플라자' 쇼핑몰 개발을 지원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을 홍콩증시에 상장하되 주식매매는 홍콩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리회장이 이끌고 있는 청쿵실업과 허치슨 왐포아는 오리엔탈플라자 주식의 33.4%, 1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리 회장은 IPO주간사로 시티증권과 HSBC를 선택했으며 한 개의 투자은행(IB)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회장이 위안화 IPO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홍콩 부동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중국 본토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을 원활히 하려면 홍콩달러 외에도 위안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부동산 과열을 식히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해 위안화 IPO외에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위안화 국제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본토 밖 위안화 채권 발행과 무역대금 결제는 적극 장려하면서도 위안화 주식 매매는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콩거래소는 달러와 홍콩달러 베이스의 IPO만 허용할 뿐 위안화 IPO는 아직까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이 일찌감치 허용된데다 홍콩이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 전략적 허브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IPO 승인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이 무역대금의 위안화 결제를 장려하기 위해 규제를 풀어 홍콩에 위안화가 대규모로 축적돼 있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달러화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위안화 보유를 늘리고 있는 점도 IPO승인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찰스 리 홍콩거래소 최고경영자(CEO)도 위안화 기반 IPO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의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 "이번 위안화 IPO가 성사되면 중국 본토에서 부동산 사업을 벌이는 청쿵실업이 대체 자금 통로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IPO반응이 좋을 경우 홍콩의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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