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한 쪽에서는 아무에게나 100달러 지폐를 나눠 주는'훈훈한'산타크로스가 등장했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산타그로스 분장을 하고 은행을 터는'살벌한'강도가 나타났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도로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은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에 '비밀 산타'가 등장해 훈훈한 인정을 베풀고 있다.
디트로이트에 살고 있는 한 익명의 부부는 전날 100달러 지폐 1만1,000달러어치를 시내 공원과 인근 땡처리 가게 등에서 주변을 지나는 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줬다. 이들 부부로 부터 100달러를 받은 한 젊은 엄마는 아들에게 비디오게임기를 사줄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고, 200달러를 받은 중년 여성은 크리스마스 칠면조를 살 수 있게 됐다고 감격했다.
크리스마스에 길거리에서 현금을 나눠주는'비밀 산타'는 20년전 캔사스 시티에서 래리 스튜어트씨가 처음 시작해 유명해 졌으며, 그가 2007년 사망하자 전국에서 20여명의 새로운 비밀 산타들이 등장해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AP통신 은 전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오클라호마주 툴사 등지에서 이들 비밀 산타들이 뿌리는 돈은 한 해 3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는 달리 지난 22일 오전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산타 차림의 한 사내가 은행을 터는 사건이 발생했다. CBS 방송에 따르면 이날 선트러스트 은행 지점에 산타 복장의 한 괴한이 침입, 권총을 꺼내 들고 직원들에게 돈을 요구했다.
돈을 챙긴 산타는 "꼬마 요정들에게 선물을 사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가 아닌 회색 자동차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강탈당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