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ㆍ28전월세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 주택시장 분위기는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만큼 회복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책시행을 위한 핵심 법안들은 여야 간 정쟁으로 한달이 넘도록 통과는 고사하고 상정조차 되지 못해 자칫 겨우 살아난 불씨를 꺼뜨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11개 신규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일제히 문을 연 27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덕수궁 롯데캐슬' 주상복합 모델하우스는 평일인데도 오전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동준 롯데건설 분양사업소장은 "첫날에만도 4,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며 "확실히 내 집 마련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가 느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조모(33)씨는 "얼마 전부터 주변에서 요즘 부동산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에 집을 사는 것도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분양가와 교통환경 등을 따져본 후 청약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보다 57%나 급증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호조세가 연말이나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ㆍ1대책 및 8ㆍ28대책에 포함된 주택경기 활성화 방안 중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각종 법안들이 여전히 계류상태거나 상정조차 못돼 오는 10월 정기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부동산 관련법안은 4ㆍ1대책에 나왔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소득세법)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주택법)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주택법) 등이다. 8·28대책에서 발표된 ▦취득세율 영구 인하(지방세법) ▦월세 소득공제 확대(소득세법)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조세특례제한법) 등은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은 "지금까지 시행된 대책들이 '번개탄' 같은 불쏘시개였다면 국회에 계류된 관련법안들은 새로운 땔감"이라며 "국회가 이 땔감들을 주택시장에 제공하지 않으면 최근의 완만한 회복세는 4ㆍ1대책의 세제감면 혜택 시한이 종료되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다시 꺾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