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지음, "아마도 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로 시작하는 정희성의 '저문강에 삽을 씻고'를 읽으며 80년대 독재의 시대를 보낸 젊은이들은 얼마나 가슴이 떨렸었던가.
그 시인이 '시를 찾아서'라는 새 시집으로 오랜만에 세상에 나왔다. 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치고 시를 아끼지 않는 이는 없겠지만 정희성은 정말 인색할 정도이다. 세번째 시집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을 낼 때가 13년만이었고, 이번에도 10년만이다.
시인은 새 시집에서 "발표 안된 시 두 편만/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라며 시 쓰는 일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또한 표제작 '시를 찾아서'에선 "잎이 꽃을 만나지 못하고/꽃이 잎을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아마도 시는 닿을수 없는 그리움인 게라고/보고 싶어도 볼수없는 마음인 게라고" 시 다운 시가 그리워 애달파 한다.
정희성은 1970년 등단, 시집 '답청'(1974), '저문 강에 삽을 씻고'(1978),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1991)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