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남북 화해물결 타나

17일 우리측 개성방문이 첫 시험대
고위급 접촉 제안… 北 반응도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층 유연해진 대북정책을 표명함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주기에 화환을 보내겠다고 밝히는 등 관계개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시험대는 17일 박지원(사진 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우리 측 인사의 개성공단 방문이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북한이 전날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18일 개성공단에서 만나 화환을 건네겠다고 하자 이를 하루 앞당기자고 역제안한 후 이날 북측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을 비롯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홍업 전 의원 등이 17일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측 또한 고위급 인사가 나와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회동에서 나눌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에서는 김양건(사진 오른쪽)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져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과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금강산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김 제1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지도 관심이다.

18일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측의 반응도 주요 분수령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해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건설적 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최근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자제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풀무질에 나선 만큼 조만간 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에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 또한 700여명의 북측 인사가 대거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8일부터 진행될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관계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북측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14일에도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5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등 UFG에 대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북측의 UFG 중단 요청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고위급 접촉 결렬로 이어질 가능성에 마음을 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향후 남북관계를 예측하려면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봐야 하지만 한미군사훈련 종료 후 답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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