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유식 부회장 확인…추가제공 여부 조사
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 검사장)는 11일 LG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LG가 LG카드 등 계열사 1~2곳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LG측에 관련 회계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구본무(具本茂) 그룹회장의 계열사 지분변동 내역 자료 제출도 요구했으며, 1999년 LG화학의 LG석유화학 지분 저가매각 과정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 조사자료도 확보해 검토중이다.
검찰은 특히 LG가 조성 비자금을 불법 정치자금 제공 및 오너의 지배권 유지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강유식(姜庾植) LG부회장을 최근 조사,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30억원, 민주당 20억원 등 총 50억원의 공식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대선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었던 강 부회장을 상대로 여야 정치권에 제공한 공식ㆍ비공식 후원금 내역을 추궁했으며, 강 부회장은 “정상 영수증 처리한 50억원 외에 비공식 후원금은 일체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LG가 비자금을 별도로 조성, 상당액의 불법 정치자금이 건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이에 대해 “현재는 여러 기업에 대해 전반적인 기초조사를 진행중인 단계로 한 두개 기업만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한나라당이 SK외에 다른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자금을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해당 기업 관계자를 불러 지원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금 전달 과정에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과 당의 비공식 조직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구이자 장수천 대표를 지낸 선봉술씨를 재소환, 최도술(崔導術ㆍ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SK 돈 2억3,000만원을 장수천의 채무변제 등에 사용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가 받은 SK 돈 11억원이 선씨 외에 다른 고교동문 J, H씨에게 건네져 사용된 정황도 포착, 공범관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노원명기자 t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