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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채용 확대에 따라 사내대학이 진학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고졸자들이 입사 후 사내대학에 입학해 직무와 관련된 학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위 취득 후에는 대졸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내대학에 눈길을 돌리는 고졸 취업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직접 키울 수 있는데다 숙련된 인력의 이직율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만 4곳의 대기업들이 교육부로부터 새로 인가를 받고 사내대학을 열었다. 총 7곳의 기업이 교육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학사와 전문학사를 수여하는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경제신문은 성공적인 운영으로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사내대학을 돌아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식품 분야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일하면서 미래 계획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인 것 같아요."(SPC 계열사 비알코리아 박진영씨)
국내 식품산업 분야 최초의 사내대학인 SPC식품과학대학(총장 조상호ㆍSPC그룹총괄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2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SPC식품과학대학은 제과제빵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통해 실무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SPC그룹이 2010년 8월 설립한 사내대학이다.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졸업자에게는 정부가 인증하는 식품전문학사학위가 수여되며 교육 비용 전액을 SPC그룹이 지원한다.
2011년 1월 입학식을 가진 SPC식품과학대학은 SPC그룹 계열사에서 1년 이상 근무(협력사 2년)한 경력이 있는 직원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베어커리학 단일 학과가 개설돼 있는데 2년 6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교육은 식품미생물학ㆍ기초화학과 같은 이론에서부터 제빵 제과 실습, 서비스매너 등의 기술 실습까지 SPC그룹 제과제빵에 필요한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도 대학에 다닐 수 있어 눈길을 끈다. SPC그룹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철학에 따라 사내 직원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에게까지 지원 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브랜드를 갖고 있는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에 근무 중인 박진영씨는 "서로 다른 연령대의 다른 직책을 가진 이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공부하는 것이 색다르다"고 말했다. 파리크라상 직원인 손병우씨는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늘 갖고 있었는데 사내대학이라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좋다"며 "열심히 공부해 딸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 삼립식품의 안인기씨는 "식품회사를 다니면서 평소 식품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사내대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론과 실습 위주의 교육이 현장 업무를 하는 데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SPC식품과학대학은 학생들의 수업 태도와 열의가 대단하다는 게 학교 교수진의 설명이다. 제과제빵학개론을 강의하는 이광석 경희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성실함이나 열정이 일반 학부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제과제빵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이와 같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