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경장은 지난 10월초 가출 후 경찰서에 붙들려온 것이 계기가 돼 알게된 이모(11·청주 율량초 4년)군의 방과 후 「보모'」역을 해주고 있다.정 경장이 이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가출했다 경찰서에 붙들려 온 이군이 「나는 부모가 없다」고 말하는 바람에 이군을 고아원에 보낼 뻔한 사건이 있은 후부터다.
우여곡절 끝에 귀가한 이군을 데리고 파출소를 찾은 이군 부모에게 정 경장이 이군의 보모역을 맡겠다고 자청한 뒤부터 이군은 정 경장이 근무를 하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가 파하자마자 정 경장이 근무하는 파출소로 「귀가」한다.
정 경장은 파출소로 찾아온 이군의 학교 과제를 돕는 것은 물론 책도 함께 읽고 일기도 함께 쓰며 시간을 보내고 흙장난으로 더러워진 이군의 얼굴과 손도 깨끗이 씻어 주는 등 「보모」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 경장과 정이든 이군은 이제 정 경장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뛰노는 시간보다 더 기다리게 됐으며 무섭기만하던 파출소도 동네 놀이터처럼 자연스럽게 드나들게 됐다.
정 경장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탓에 방치될 경우 자칫 나쁜 길로 빠질 수도있다는 생각에 보모역을 자청했다』며 『또 다른 아이들이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언제든 응하겠다』고 말했다.
청주=박희윤기자H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