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굳이 은행 창구에 가거나 보험설계사를 만나지 않고도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고 기존 대형 은행들보다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발견하면 언제든지 거래선을 바꿀 채비가 된 것이다.
영국에서는 고객들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씩 은행이 아닌 식품 유통업체인 대형 할인점의 매장으로 몰려간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할인점이 개인 금융서비스를 거의 다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경쟁사에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금융서비스 쪽으로 확장을 지속해왔다. 테스코ㆍ세인즈베리ㆍ막스앤스팬서 등 대형 식품 유통업체들의 은행사업 부문은 놀라운 성장을 보이며 기존 은행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신유통서비스는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ㆍ네덜란드ㆍ스페인 등으로 영토를 확대, 나아가 유무선 통신서비스와 여행사업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유통회사는 기존의 상품판매의 유통영역을 ‘서비스 유통’까지 고객서비스 범위를 확장시킨 것이다.
국내에서도 할인점에서 자동차보험, 아파트 담보 대출, 신용대출, 생명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제휴를 통해 휴대폰ㆍ여행 등 저렴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유통회사는 전국 지점망과 아웃소싱 등을 통해 충분히 낮은 고정비를 갖고도 영업이 가능하다. 또 유통업체들의 강한 브랜드 이미지는 고객들이 금융ㆍ통신ㆍ여행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신유통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는 또다른 이유는 지불한 돈 이상의 가치 있는 상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쇼핑을 위해 슈퍼마켓을 방문했을 때 24시간 내내 예금을 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가장 저렴한 핸드폰 서비스에 가입하고, 전화 한 통화로 해외 여행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누가 은행이나 길거리 여행사를 찾아가 불편을 겪으려 하겠는가.
고객들은 유통회사의 이러한 서비스와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간단하게 디자인된 상품과 잘 교육되고 친절한 직원들이 신규고객 창출에는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