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이통 주파수 파동 예고향후 부족현상 심화전망…정부도 대책 전무
미국이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해 할당될 주파수 대역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우려가 날로 쌓여가고 있다.
차세대 이동전화 서비스에 필요한 주파수대를 TV 방송국들이 이미 차지하고 있어, 통신회사들이 주파수 할당을 받고도 서비스 시행을 못하거나 방송국측에 거액의 수수료를 물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경쟁이 본격화되면 통신회사들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지금보다 2배 이상 넓은 주파수대를 확보해야할 것으로 분석돼, 주파수 부족은 앞으로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 시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칫 「21세기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미국이 유럽·아시아 등에 형편없이 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해 할당하기로 돼 있는 주파수대는 방송사들이 사용하는 아날로그 채널.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일단 주파수 경매를 실시해 낙찰자가 선정되면 해당 통신회사가 방송사측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 주파수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지해 왔다. 하지만 오는 2006년까지 주파수대 사용권을 확보하고 있는 방송사측이 순순히 협상에 응할지, 얼마나 높은 주파수 사용료를 부과할 지에 대한 대책은 거의 전무한 상태.
FCC측도 최근에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오는 9월에 통신회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TV 주파수 대역 경매일정을 내년 3월로 돌연 연기했다. FCC는 입찰자들이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선 정부가 뒤늦게 사태를 깨닫고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 끌기에 나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 등은 주파수 대역을 대부분 확보한 것은 물론, 선정 사업체 수도 미국에 비해 적기 때문에 훨씬 여유있게 서비스 시행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정책 분석업체인 워싱턴 어낼러시스의 조지 델링어는 『미국은 이들에 비해 갈수록 뒤쳐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전화와 동영성 송·수신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이동전화는 일본에서 오는 2001년, 유럽에선 오는 2002년부터 개시될 예정이며, 미국은 2003년 이후에나 서비스 시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한 뒤 2002년5월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8/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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