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카운트다운/他그룹들 대응책 마련] 올 경영전략 속속 수정 ‘긴축’ 전환

이라크 전쟁 발발이 현실화하고 삼성그룹이 `극한 경영` 체제에 들어가면서 LG와 현대자동차 등 여타 그룹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초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목표했던 투자ㆍ채용 계획을 하반기로 미루는 한편 판매ㆍ관리비를 삭감하는 등 경상비 축소에 돌입했다. 일부 그룹들은 이르면 다음주 중 내부 전략회의를 통해 전쟁 상황에 따른 올해 전체의 경영전략을 재점검, 목표를 수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상비 대거 축소ㆍ투자 조정= LG그룹은 전쟁이 현실화하자 원가 절감운동과 함께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대자동차도 광고ㆍ판촉비는 물론 통신비ㆍ사무용품비 등 잡비용을 포함한 경상비를 지난해보다 5~10% 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광고비 삭감 등 `5% 절감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코오롱은 판매관리비 집행을 2분기 이후로 미뤘다. 한진과 롯데, 효성 등 여타 중견 그룹들도 일제히 수익성 재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건비도 `초절전` 상황에 들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등으로 생산라인 이전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데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원가절감 차원에서 재료비를 2~3% 가량 줄이고 인력도 가급적 현 수준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롯데ㆍ코오롱ㆍ효성 등 중견 그룹들도 상반기 채용을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현금 비축, 설비 투자 감축= 그룹들은 ▲재정 ▲수출 ▲국제금융팀 등을 중심으로 이라크전 발발 기간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전쟁 장기화로 국제 금융ㆍ외환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보고 유동성 확보 등 실탄 마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수출ㆍ내수의 동반 하락 속에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보유 자금을 MMF(머니마켓펀드) 등 3개월 이내의 단기예금에 예탁하고 대내외 환경의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A그룹 관계자는 “전쟁 발발 초기 상황을 본뒤 전략회의를 통해 사업 계획 전반을 재점검ㆍ수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생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거론된 경영 투명성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한계 사업 철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던 롯데그룹은 올해 현대석유화학 외에는 큰 규모의 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SK그룹은 그동안 추진해온 남동발전 인수와 카드 사업 신규진출에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 LG는 일단 PDP 등 대규모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국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투자 일정 등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예정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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