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독주’ 탱크 ‘순풍’

`4강 구도와 최경주의 순항.` 이벤트성 대회를 제외한 총 48개 대회 가운데 3분의1인 16개를 소화한 올 시즌 미국 PGA투어에서 두드러진 양상이다. 이제 시즌 초반을 지나 막 중반으로 돌입하는 시점이지만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스 러브 3세(이상 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 3승을 거둔 선수가 벌써 3명이나 돼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도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2승을 기록했다. 4명의 선수가 무려 70%에 이르는 11승을 나눠가진 것. 시즌 개막 이후 16주 동안 PGA투어에서 3명의 3승자가 나온 것은 샘 스니드ㆍ지미 디마렛ㆍ잭 버크 주니어 등이 활약한 지난 50년 이후 53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초반 16개 대회에서 무려 15명의 다른 챔피언이 배출됐던 것과도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를 필두로 한 비미국인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었던 지난해와 달리 미국인이 10개의 타이틀을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우즈는 무릎 부상의 공백을 딛고도 뷰익인비테이셔널과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라 `황제`의 위상을 굳건히 했고 위어는 봅호프클래식과 닛산오픈에 이어 마스터스까지 제패해 캐나다의 스포츠 영웅으로 떠올랐다. 러브 3세도 지난 주 MCI 헤리티지 우승으로 3승자 대열에 합류하며 11년 만에 처음으로 상금랭킹 선두에 올랐다.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등의 경쟁은 이들과 엘스의 4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최경주는 순조로운 레이스를 펼치며 투어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올들어 11개 대회에 출전해 83만9,186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10개 대회에서 33만5,246달러를 받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를 나타내고 있다. 컷 오프 횟수는 지난해와 똑같이 3차례였지만 `톱5` 입상 2회를 포함해 20위 이내에 4차례 입상함으로써 톱10 입상 2회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마스터스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등 `별들의 무대`에 빠짐없이 출전,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기도 했다. 우즈가 4강 구도를 깨고 질주를 시작할지, 그리고 지난해 5월 첫 주 투어대회 첫 우승컵을 거머쥔 최경주가 다시 한번 우승행진에 시동을 걸지, 중반으로 접어드는 PGA투어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들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