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진주, 화장품 시장 잡아라

백화점업계, 자체 론칭·매장 확대에 화장품업계 비상



주요 백화점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ㆍ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화장품 업체의 인수나 자체 론칭, 화장품 매장 확대개편 등을 통해 화장품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화장품 시장이 불황 속에서도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올들어 백화점들이 간신히 한자리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화장품은 11~17%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국후지필름은 올들어 일본 기능성화장품 브랜드인 '아스타리프트'를 국내에 론칭했다. 아스타리프트는 론칭 초기부터 올 가을 롯데백화점 입점을 추진한다고 밝혀온데다 올 초까지 롯데백 본점과 잠실점이 대대적인 화장품 매장 확장을 마무리, 주요점 입점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국내 색조 브랜드 '비디비치코스메틱'을 인수했다. 신세계 2개점, 현대 4개점에서 판매중인 비디비치는 올 가을 매장개편 시 입점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영부인들에게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를 제치고 비디비치 색조세트가 증정되는 등 유통 신세계의 파워가 이미 십분 입증됐다는 평가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말 판매가격이 55만~105만원에 달하는 독일 고가 화장품 '노에사'의 국내 판권을 확보, 최상급존인 명품관 이스트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디큐브시티 역시 모기업인 대성산업이 국내 판권을 확보한 이스라엘산 유명 사해 화장품 브랜드 '아하바'의 단독 매장을 백화점에서 운영 중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화장품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들이 직접 화장품 브랜드를 들여오기 시작하게 되면 화장품업계의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2010년 론칭해 국내 5위권으로 빠르게 도약한 웅진코웨이 '리앤케이'와 막대한 자금력으로 주목받은 KT&G의 신생 홍삼화장품 '동인비'도 백화점 주요 매장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이 갖는 상징성은 아직도 매우 크다"며 "백화점 계열사 브랜드들이 물밑 지원을 통해 매장 확대에 나선다면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부진 속에서 각 백화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질의 브랜드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며 "입점 상품의 차별화는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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