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사활건 기업유치戰

대구등 “탈지역 막자” 토지대금 지원등 적극

“대기업의 역외 이전은 필사적으로 막으면서도 부지난 등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탈 지역’ 사태를 방관한다면 진정한 지역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 하나라도 지역에 유치하는 길만이 앞으로 지역경제가 살길입니다” 울산과 양산 등 영남권의 대표적 기업도시들마다 최근 공장 부지난을 해결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탈 지역’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대구, 강원, 충청도 등의 비 기업도시들은 이들 ‘탈 지역’ 중소기업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나서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경남 양산시에 소재한 한국필립모리스㈜측과 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필립모리스측은 오는 2008년까지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달성2차 산업단지 내 외국인기업 전용단지로 공장을 이전키로 결정하고 현재 절차를 밝고 있다. 대구시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유치로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은 물론 1,000여 명의 직ㆍ간접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구시는 한국 필립모리스의 지역내 유치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 토지 분양대금의 10% 가량을 토지대금 납부 후 별도로 지원하기로 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삼척시는 최근 김대수 시장을 중심으로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현안 사업유치위원회’를 구성, 새로운 동력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척시는 수심이 깊은 삼척항과 6만여평의 배후부지를 활용, 중소형 조선소를 대거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범 시민적 기업유치운동에 나선 상태다. 현재 조선소가 밀집된 울산·통영·거제 등의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수주물량 증가로 공장부지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관내에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자 최근 삼척시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울산의 중견조선소인 ㈜INP중공업은 이달초 삼척시와 공장 이전을 위한 1,000억원대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삼척시의 기업유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도 지역으로 이전해오는 업체 (투자액 10억 원 이상)에 대해 입지 보조금과 건축시설보조금 등 투자 금액의 5% 이내에서 최고 50억원까지 지원해 주기로 결정하자 타지역 중소기업들의 이전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반해 ‘탈 지역’ 기업들을 끝내 놓친 지자체들은 크게 허탈해 하고 있다. INP중공업은 울산시 동구에 위치한 본사 공장 확장이 민원 탓에 불가능해지자 울산시에 적정부지를 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경우도 지난 2004년 초부터 5,000여평 규모의 공장 확장부지 물색에 나서는 한편 양산시 등에 적정부지를 구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부지 확보를 못해 결국 ‘탈 지역’을 선택하게 됐다. 이에 대해 지역 경제계는 “공장부지난을 겪는 대기업들에게는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는 반면 중소기업들의 부지난 해소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기업이 떠나는 지역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