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후반 이후 민간 소비지출 증가가 임금증가를 웃돌아 가계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또 산업구조는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통신과 서비스산업 위주로 급격히 재편돼 2000년 가계의 정보통신 부문 지출도 5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2000년 현재 29.2%로 일본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00년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따르면 2000년 중 민간 소비지출은 352조3,710억원으로 95년의 202조9,713억원에 비해 1.7배로 늘어나 179조8,959억원에서 267조1,344억원으로 1.5배 늘어난 임금(피용자 보수) 증가속도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입에 비해 돈 씀씀이가 더 커 그만큼 가계의 재무상태가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90년부터 95년 사이에는 민간 소비지출이 2.1배, 임금이 2.3배 가량 늘어 임금증가율이 더 높았다.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5년 34.1%에서 2000년 39%로 높아졌고 정보통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8.5%에서 12.3%로 치솟아 우리나라 산업의 정보화와 서비스화가 급진전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정보통신산업이 총산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7.5%)의 약 1.5배 수준이다.
특히 이 기간에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민간 소비지출은 2.6배, 정보화기기에 대한 투자는 2.5배로 각각 증가했다.
한편 2000년 대외의존도(수출과 수입이 총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29.2%로 90년의 23.4%, 95년의 24.9%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국내 총산출에 투입되는 수입 중간재의 비중은 95년 10.9%에서 2000년 13.1%로 높아진 반면 국산 중간재 투입 비중은 95년 44.4%에서 43.8%로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의 수입의존도는 21.8%로 95년(18.0%)에 비해 상승했다. 수입유발적 수출품 생산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한 수출증가와 국내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중간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대외의존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유가상승과 원화약세로 수입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수입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산업연관표=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일정 지역 내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처분과 관련된 모든 거래를 일정한 원칙과 형식에 따라 기록한 종합적인 통계표로 흔히 `경제해부도`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끝자리가 0, 5로 끝나는 해에 5년마다 한번씩 실측표를 작성하고 그 중간에 연장표를 작성하고 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