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대부업 진출 추진

SC제일銀과 별도로…시장 면밀 분석
저축銀·대부업체들 "생존권 위협" 반발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국내에서 대부업에 진출할 것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현행 66%에 달하는 고금리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4일 금융권의 고위관계자는 “영국계 금융기관인 SC는 SC제일은행과는 별도로 대부업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대부업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곧 진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C의 대부업 진출움직임은 최근 제너럴일레트릭(GE)의 소비자금융부문이 국내에서 GE머니를 설립해 전세대출을 비롯한 고금리 신용대출사업 등 소매금융부문을 강화하고 한국씨티은행이 한국씨티캐피탈에 7,300억원의 신용공여한도를 설정해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이어 나온 것이다.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제1금융권 자금을 고리대금업에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며 “대부업 시장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내부자 여신 제공은 부당자금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금리 3~4%에 불과한 은행자금을 끌어들여와 사실상 대부업체인 별도 법인을 파이낸스 또는 캐피탈이라는 명칭을 만들어 지원하면서 대부업시장까지 잠식하며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씨티캐피탈도 한국씨티은행과 별도 법인으로 법적 제한 요소를 피해가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기관이 대부업까지 침범한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GE머니에 이어 SC까지 국내 은행법인인 SC제일은행과 별도법인을 설립해 대부업에 진출하려는 것 역시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현행 규정상 은행이 대부업체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법규정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호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반발도 거세질 예상이다. 한 대부업체 대표는 “대부업체가 국내에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얻지 못하게 감독당국이 사실상 막고 있다”면서 “국내 대부업체 자금조달금리가 30%인 상황에서 외국계가 3~4% 조달금리로 잠식해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도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이 막혀있다”면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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