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신업체 '제2의 전장'

통신사업자들이 앞다퉈 인터넷사업에 뛰어들고 있다.지금까지는 전화가 인터넷의 바탕이었다. 전화선을 통해서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을 통신수입 증대의 보조 수단 정도로만 여겨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다. 인터넷을 통해 전화, 데이터서비스 검색, 방송 등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고는 더 이상 통신사업마저 계속하기 힘들게 시장환경이 바뀌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 관련 사업 자체가 엄청난 이익을 주는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을 기업전략의 또 다른 축으로 설정하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중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는 데이콤. 원래 설립 목적이 데이터통신이었던 데이콤은 이제 본래의 역할로 돌아온 셈이다. 데이콤은 지난 5월말 시외·국제전화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 내년까지 인터넷 기반의 종합정보통신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약 31%로 예상되는 천리안과 인터넷 부문의 매출비중을 오는 2005년까지 85%(4조5,000억원)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그렇게 되면 데이콤은 기존 국제전화사업이 아르바이트가 되고, 본업이 인터넷으로 바뀌게 된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약 3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데이콤은 또 2001년까지 전국 주요 대도시를 연결하는 2.5㎓급 초고속 인터넷전용 백본망(슈퍼하위웨이)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통신도 최근 부쩍 인터넷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 상용서비스를 제공했음에도 그동안 인터넷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내주고 있었다. 한통은 2005년까지 사업구조를 인터넷 전화로 양분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전화망에 이은 제2의 중추 네트워크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ISP(인터넷접속사업자)들의 ISP가 되겠다는 것. 특히 자회사와의 역할분담을 강화해 본사는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추고 자회사는 컨텐츠 개발에 주력토록 할 방침이다. 한통은 또 2002년에는 인터넷가입자 수 462만명을 확보,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온세통신도 지난해말부터 인터넷사업 전담반을 구성, 사업진출 영역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동전화회사들도 마찬가지. 특히 무선인터넷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벌써부터 시장 쟁탈전이 뜨겁다. 이들은 음성 위주의 서비스만으로는 매출 확대에 한계를 느끼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서비스분야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추락해가는 삐삐회사들에는 인터넷이 새로운 돌파구다. 이들은 앞으로 2~3년이면 삐삐사업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고 인터넷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이통은 이미 전담반을 구성했다. 전자상거래와 사이버증권사업을 계획중이다. 나래이통도 장기적으로 삐삐 매출을 전체 매출구성에서 25%로 정도로 낮춘다는 목표아래 쇼핑몰사업, 사이버증권사업 등을 준비중이다. 하반기부터는 통신사업자들간에 「인터넷 전쟁」이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기존 인터넷업들은 앞으로 통신사업자들과도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더구나 국내 5대 재벌그룹들마저 인터넷사업에 역량을 집결시키고 있어 국내 인터넷 시장 전체가 한층 치열한 경쟁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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