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통한 거가대로를 거쳐 거제와 부산을 오가는 시외버스의 운행 방법을 둘러싸고 경남도와 부산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10일 경남도와 부산시에 따르면 경남도는 부산 KTX역에서 거제 고현까지 운행하는 리무진버스(우등 시외버스) 노선을 제안했지만 부산시는 부산의 시내버스를 거제까지 연장해 운행하는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경남도는 기존 4개 시외버스 노선의 정차역 일부를 조정해 거제 고현과 부산역 간에 요금 5,000원을 받고 리무진버스를 운행하자는 입장을 부산시에 전했다.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기존 ‘거제 고현~부산 신평역’, ‘거제 고현~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구간을 일부 조정하면 각각 5,700원과 6,700원인 요금을 5,000원으로 낮출 수 있고, 소요시간도 종전보다 20분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경남도는 시외버스를 투입할 경우 시내버스에 비해서는 요금이 비싸지만 현행법상 노선거리 등이 제한되는 시내버스는 해당 노선의 운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외버스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 규칙 제8조 1항은 시내버스는 주민의 편의나 지역 여건에 따라 행정구역 경계에서부터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정구역 밖까지 노선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32조 2항에는 이 같은 노선의 연장도 기존 시내버스 운행구간 거리의 50% 이하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경남도의 이 같은 해석이 틀렸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시행규칙을 적용하더라도 경남 거제의 경계인 저도를 기점으로 시내버스의 운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부산시의 견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거제시에 거제 고현과 부산역 사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노선 신설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이 시내버스 노선을 KTX 종착역인 부산역을 출발해 롯데백화점 광복점~괴정역~신평역~명지 신도시~녹산산단~거가대교~관로~외포~송종을 거쳐 고현에 이르는 구간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경남도의 제안대로 시외버스를 운행하면 환승 할인제와 같은 부산시 교통정책의 근간을 흔들게 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시외버스 투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경남도는 부산시가 시외버스 운행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지 않은 채, 경남도와의 논의 없이 거제시에 시내버스 노선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시내버스 노선은 기초자치단체, 시외버스노선은 광역자치단체가 업무를 관장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산시가 시내버스 운행을 주장하는 것은 김해~부산경전철 개통으로 줄어드는 부산의 시내버스 70대를 거제로 투입하고 침체된 부산 광복동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라며 “부산시는 거제의 고소득 생활권을 부산지역 경제권으로 편입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시내버스를 운행하게 되면 시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승ㆍ하차가 할 수 있고 시외버스보다 요금이 저렴한 환승할인제를 적용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부산과 거제시민들의 편의성과 만족도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