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對美 '경제 보복' 가시화

UAE, 외환 유로화 비중 늘리고 FTA협상 연기
DPW 美항만 인수 무산따라 사우디·시리아등도 유사조치

아랍권이 미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서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 14일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항만운영권 매수 무산에 따른 보복으로 보유외환(230억달러)의 유로화 비중을 5%에서 10%로 2배 늘리기로 했다. UAE는 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술탄 빈 나세로 알 수와이디 UAE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의 태도는 국제교역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투자결정 과정에서 이 같은 미국의 태도를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드 사우드 알 사이와리 사우디 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도“미국의 태도는 보호주의인가 아니면 차별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미국 기업은 뭐든 살 수 있지만 다른 나라 기업이 미국 기업을 사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하며 투자 자금의 일부 회수를 강하게 암시했다. 시리아도 자국 2개 은행의 외환거래에서 달러 대신 유로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 정부가 이 은행들이 돈세탁 협의가 있다며 거래를 중지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아랍권의 외환보유고 전환 시사로 13일 뉴욕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0.0048달러 떨어져 유로당 1.195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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