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왼쪽) 방송통위원회 위원장과 한스 베스트베리(〃세번째) 에릭슨회장이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4세대 이동통신기술 R&D 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이석채(〃두번째) KT회장, 구나르 비스란더 스웨덴 통상 차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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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 한국에 5년간 2兆원 투자
국내업계 4G시장 선점 교두보 확보단말·서비스등 기술개발 탄력…"새 성장 모멘텀 확보 기회"LTE 대표주자 안방 입성으로 와이브로 타격받을듯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최시중(왼쪽) 방송통위원회 위원장과 한스 베스트베리(〃세번째) 에릭슨회장이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4세대 이동통신기술 R&D 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이석채(〃두번째) KT회장, 구나르 비스란더 스웨덴 통상 차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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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의 이번 한국투자 결정으로 국내 통신시장의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통신관련 기업들과 통신장비 세계 1위 업체인 에릭슨이 손을 잡음으로써 우리나라는 4G 단말과 서비스 및 관련 장비 분야에서, 에릭슨은 4G 장비 분야에서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와이브로 진영은 4G 경쟁 기술인 LTE(Long-Term Evolution)의 대표주자인 에릭슨에게 안방을 내주게 됨으로써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4G시장 선점 위한 교도부 확보= 에릭슨의 이번 한국 투자 결정은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4G 시대를 위한 준비작업에 뛰어들게 됐음을 의미한다. 또 통신장비 선두 주자인 에릭슨과 세계 최강의 통신서비스 및 단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손을 맞잡음으로써 우리나라가 글로벌 4G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릭슨은 현재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장비제조업체다. 또 우리나라는 CDMA 및 와이브로, 3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등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단말 시장 점유율도 25%가 넘는 상황이다. 새로운 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필요한 '3대 필요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것이다. 따라서 R&D센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그 어느 지역보다 빠른 4G관련 기술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나 업계에서는 이번 에릭슨의 국내 투자로 우리나라가 CDMA 등에 이어 4G에서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4G용 휴대폰 개발에 따른 단말 수출 확대와 국내 통신서비스 및 장비산업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세계 4G 시장을 선점,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릭슨도 이번 투자로 4G 시장 선점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장비 개발을 통해 최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견제할 수 있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에릭슨의 한국 투자는 차세대 통신시장 선점과 화웨이 견제 두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나라도 이를 이용할 경우 4G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TE황제의 안방 입성 '와이브로' 입지 좁아질 듯= 하지만 이번 에릭슨의 한국 진출로 그 동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받던 와이브로의 입지는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4G 경쟁 기술인 LTE(Long-Term Evolution)의 대표주자격인 에릭슨의 한국 진출은 LTE의 와이브로 본거지 '무혈입성'이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LTE 진영은 '와이브로의 대표주자마저 LTE의 손을 들었다'며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한 반면, 와이브로는 '안방마저 내줬다'는 점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실장은 "R&D센터를 만드는 것은 많은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와이브로보다 LTE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이 25%인데 30%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LTE의 선두주자인 에릭슨이 들어오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와이브로보다 LTE가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서 실장은 "에릭슨이 들어오면 와이브로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릭슨 투자와 관계없이 국내에서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 KT-에릭슨 협력 내용
가상화 기술, 무선망에 접목… 운용비용 1/5 절감
KT과 에릭슨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을 무선통신망에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KT는 이를 통해 무선망 운용 비용을 기존의 5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양사 협력의 핵심은 현재 구축된 무선네트워크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같은 가상화 기술을 적용, 에너지 절약형인 그린 모바일 네트워크로 바꾼다는 것이다. KT는 이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현재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는 전국의 여러 기지국 장비들을 마치 하나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광화문 기지국 부근의 휴대폰 이용자가 많아지면 여유가 있는 부산 기지국 장비를 대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0~15% 수준에 그치고 있는 기지국 장비의 이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어 관리비용을 현재의 5분의 1 수준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또 무선네트워크 가상화가 이뤄지면 투자비도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하더라도 따로 망을 구축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만 추가 설치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무선네트워크로 3G와 와이브로, 장기적으로는 4G까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는 앞으로 에릭슨 등과 함께 테스트베드(시험센터)를 만들어 상용화 준비에 나서고, 기술개발이 완료될 경우 1~2년 안에 자체 무선망을 단계적으로 가상무선네트워크로 대체할 계획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인텔 등과도 같은 내용의 MOU를 진행한 상태"라며 "에릭슨이 테스트베드를 국내에 만들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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